“가뭄 중 저택에 물 공급, 억만장자에 대한 비난 쏟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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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가뭄으로 영국 남부 햄프셔의 한 마을 주민들이 물 사용을 제한 받고 있는 가운데, 미국 투자회사 블랙스톤의 CEO인 스티븐 슈워츠먼 소유의 저택에 대량의 물이 공급된 사실이 알려지며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이 사건은 지역 주민들이 기본적인 물 사용에 규제가 가해지는 상황에서도, 특정 저택만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이유로 물이 공급된 점에서 불공정성을 느끼게 하며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햄프셔 카운티에서 대저택의 인공호수에 물이 공급되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현재 해당 저택은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 중이며, 이 지역 주민들은 정원 물주기, 세차, 수영장 물 채우기 등의 가정생활에 대한 물 사용 제한을 받고 있다. 그러나 공사 중인 저택은 이러한 규제의 적용을 받지 못해 슈워츠먼 소유의 저택은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현지 주민들은 “우리는 물 절약을 위해 애쓰고 있는데, 일부는 아무런 제약 없이 물을 사용하는 현실이 공정하지 않다”며 반발심을 드러내고 있다. 한 주민은 “마을 진입로를 물을 실어 나르는 대형 트럭들이 가득 메우고 있다”며 불편한 심경을 전했다.

수도 공급사인 ‘서던 워터’는 주민들의 신고를 받아 슈워츠먼 저택에 물이 공급되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즉시 급수 중단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서던 워터는 “법적으로 규정 위반은 아니지만, 해당 방식의 물 사용은 지역사회와 상반되는 행동이다”라고 성명을 통해 강조했다.

슈워츠먼 측은 수조에 공급된 물 중 일부는 외부에서 운송된 것이 사실이지만, 대부분은 외부에서 들여온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서던 워터의 요청에 따라 즉시 급수를 중단했다고 전했다. 또한, 향후에는 주로 빗물을 활용하여 저수지를 채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물 부족 상황에서 경제적 불균형을 감추고 있는 상층부와 기초적인 자원 관리의 불공정성을 신랄하게 드러내고 있다. 영국 내에서 재벌들이 사치스럽게 자원을 사용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수용될 수 있는지를 두고 우리는 또 다른 논점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사건은 자원 배분 문제에 대한 공정성과 도덕성을 다시 한번 고민하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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