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상자산 거래소의 출금 지연 제도가 크게 강화된다. 금융위원회는 8일 금융감독원 및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와 협력하여 출금 지연 예외 기준을 통일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보이스피싱과 같은 범죄에 의해 자금이 유출되는 경로를 줄이며, 안전한 거래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출금 지연 제도는 범죄 자금이 빠져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로 도입되었지만, 다양한 거래소들마다 상이한 예외 기준이 오히려 범죄자들이 이를 악용하는 약점으로 작용했다. 예를 들어, 특정 거래소에서 거래 일수나 거래 이력이 적은 경우에도 출금이 가능했던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실제 조사에 따르면, 2024년 중 발생한 가상자산 거래소 사기 사건의 약 59%는 출금 지연 예외를 이용한 계좌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 제도는 2019년에 자율 운영으로 시작되었으나, 2024년 몇몇 거래소가 이용자 불편을 이유로 중단하며 범죄 악용 사례가 증가했다. 이에 따라 2025년에는 재도입되어 모든 거래소로 확대 시행되었다. 새로운 정책의 핵심은 모든 거래소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여, 범죄자들이 기준이 느슨한 거래소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것이다.
앞으로 모든 거래소는 거래 횟수, 거래 기간, 입출금 금액 등 복합 조건을 반영하여 예외의 허용 범위를 줄인다. 이전에는 특정 거래소에서 일정 거래일수만 충족하거나 다른 거래소에서 입출금 횟수를 채우는 것만으로도 즉시 출금이 가능했으나, 이런 구조는 개선된다. 금융당국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새로운 기준 적용 이후에는 출금 지연 예외 대상 고객 비율이 1% 이내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대다수 계좌에서 출금 지연 효과가 작용하게 된다는 의미이다.
새로운 출금 제도에 따라 최초 입금 시 72시간, 추가 입금 시 24시간 출금이 제한되는 구조다. 이러한 제한과 함께 강화된 예외 기준이 적용되면서, 즉시 현금화 경로는 크게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는 출금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의심스러운 거래를 점검해야 하며, 고객의 자금 출처 확인 절차를 매년 1회 이상 수행해야 한다.
또한, 2026년부터 적용되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 개정안도 고려할 요소다. 이 법안 시행 이후 가상자산 거래소는 일반 금융회사와 동일한 수준의 보이스피싱 대응 의무를 지게 된다. 이에 따라 의심 거래 모니터링, 계정 지급정지, 피해자 자산 환급, 거래 목적 확인 절차 등이 의무화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제도 강화가 범죄를 효과적으로 차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정상적인 이용자의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제도 시행 이후 보이스피싱 감소 효과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우회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기준을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출금 지연 제도의 강화는 단기적으로는 이용자의 편의성 저하를 초래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가상자산 시장의 신뢰를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규제와 보안 강화 흐름 속에서 거래소의 책임 또한 한층 증가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