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한 달간 삼성전자 주식 1조950억원어치를 매도하면서 외국인 지분 비율이 50%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기관 투자자들까지 매도에 가담한 가운데, 저가 매수를 시도하는 개인 투자자들만이 삼성전자 주가를 지탱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외국인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4일 삼성전자 주가는 5만3700원으로 마감했다. 이 주가는 지난해 11월 14일 4만9900원으로 시작해 기술적 반등 및 자사주 매입 뉴스에 힘입어 한때 5만7000원까지 올랐으나, 2024년 4분기 실적에 대한 불안감으로 다시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매도가 주가 하락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했으며, 특히 작년 11월과 12월에만 각각 3조9430억원, 2조1710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보유 지분은 지난해 8월 56.48%에서 24일 현재 50.2%로 급락했다. 남은 상황에서 외국인들이 추가로 1251만주를 매도할 경우 외국인 지분율이 50% 이하로 떨어지게 된다.
이와 대조적으로 SK하이닉스는 지난 8월부터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으며 외국인 비중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공급하면서 주가가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외국인 보유 지분이 55.88%에 달하며, 최근 한 달간의 순매수는 1조7763억원에 이른다.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숏, SK하이닉스 롱’이라는 매매 패턴을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 투자자들은 계속해서 삼성전자 주식에 대한 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한국거래소 정보에 따르면, 올해 1월 2일부터 23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주식에서 6508억원을 순매수하여 2위 카카오의 2135억원보다 세 배 이상 많은 금액을 기록했다. 이러한 개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은 삼성전자 주가의 하락세를 일부 저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 증권가는 여전히 삼성전자에 대한 경계감을 잃지 않으면서도, 올 하반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최근 출시된 모바일 제품의 판매량 증가와, 그동안 부진했던 반도체 부문도 AI 수요 증가에 힘입어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KB증권의 김동원 연구원은 “갤럭시 S25는 9년 만에 최대 판매량이 예상되며, 2016년 이후 처음으로 3년 연속 출하 성장세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올해 3분기부터 HBM3E 12단의 생산이 시작되면서 엔비디아뿐만 아니라 브로드컴, 구글, 아마존(AWS) 등으로의 공급도 본격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