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대한 개인 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 간의 수급이 상반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해킹 사건 이후 SK텔레콤을 떠난 외국인 투자자들은 LG유플러스로 자금을 이동시키고 있는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하락세를 보인 SK텔레콤 주식의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다.
31일 한국거래소의 데이터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10월 한 달 동안 SK텔레콤을 총 152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특히,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SK텔레콤에 사상 최대 규모인 1347억91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28일에도 개인 투자자들은 110억원어치의 주식을 매입했다. 반대로 지난 4월 22일 해킹 사태 이후 SK텔레콤에서 이탈한 외국인 투자자들은 그동안 약 5880억원어치를 처분하며 이탈세를 보였다.
개인 투자자들은 올 한 해 SK텔레콤 주가가 5만원대를 오르내리면서도 6270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이며 그 반등에 베팅하고 있다. 이와 반대로 LG유플러스에 대해서는 개인 투자자들이 이달 340억원어치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으며, 4월 22일부터 8월까지 총 1850억원의 매물을 내놓았다. 올해 통신주 가운데 가장 큰 상승률 43.06%를 기록한 LG유플러스를 거래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눈에 띈다.
또한 SK텔레콤에서 이탈한 외국인 자금은 LG유플러스로 유입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해킹 사태 이후 LG유플러스를 2020억원어치 순매수했으며, SK텔레콤의 외국인 지분율은 42.74%에서 37.67%로 하락한 반면, LG유플러스의 지분율은 35.29%에서 39.35%로 증가하며 지분율이 역전되었다.
증권가의 전망에 따르면, LG유플러스의 목표주가는 15개 증권사의 컨센서스에 따라 1만7587원으로 산정되며, 이는 29일 종가 대비 18.43%의 상승 여력이 있다. 반면, SK텔레콤은 16곳의 목표주가 컨센서스가 6만4094원으로 최근 종가보다 18.25% 높게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SK텔레콤에 대한 일부 증권사는 부정적인 의견을 냈으나, LG유플러스에 대해서는 중립적인 의견만이 존재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과징금 처분이 SK텔레콤의 주가와 신용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3분기 실적 감소는 불가피하지만, 배당 축소의 가능성이 적고 주가의 불확실성은 이미 반영된 상태이기 때문에 실적 상승에 따라 주가는 오히려 회복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또한, SK텔레콤은 풍부한 현금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재무안정성에도 긍정적으로 판단되고 있다.
문아영 NICE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이번 사건으로 단기 현금흐름의 저하가 있을 수 있으나, 영업 활동을 통한 현금 창출력과 재무 구조를 고려할 때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만일 가입자 이탈이 장기화되고 고객 확보를 위한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여 경쟁력이 약화될 경우에만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