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들어, 시중은행에서 마이너스 통장의 거래 잔액이 급증하면서 9월 말 기준으로 33조1872억 원에 달해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주식시장과 IPO(기업공개)의 활황으로 인해 자본시장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빚투(빚을 내서 투자)’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은행인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에 따르면, 올해 3월 31조7000억 원으로 최저치를 기록한 후 마이너스 통장 잔액은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1조4872억 원 상승하였다. 특히,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인 7월에 잠깐 감소세를 보였으나, 8월과 9월에는 각각 4022억 원, 2253억 원 증가하면서 강력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상당 수의 자금이 자본시장 투자로 유입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6월 20일, 3년 반 만에 3000선을 돌파한 이후 10월 2일에는 사상 처음으로 3500선을 돌파하며 빠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마이너스 통장을 이용하여 추가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또한, 최근 명인제약의 성공적인 공모주 청약에서는 17조3634억 원의 증거금이 몰린 사실도 투자 열기를 뒷받침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규모 공모주 투자자들이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마이너스 통장 대출을 활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기업 심사도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이며, 패션 플랫폼인 무신사 등은 곧 IPO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러한 마이너스 통장 사용 증가의 배경에는 신용대출 규제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6·27 규제에 따라 신용대출이 소득 수준에 맞게 제한되면서, 급전 필요를 느낀 소비자들이 마이너스 통장으로 눈을 돌렸다는 것이다. 주택 거래, 전세금 마련, 결혼 및 학비 관련 수요가 증가하면서 즉각적인 자금 필요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마이너스 통장은 대출 한도를 설정하고 자유롭게 자금을 인출하고 갚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은행의 일반 신용대출보다 높은 이자가 적용되지만, 2금융권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으로 책정되어 상대적으로 편리한 선택지가 된다. 이러한 이유로 개미 투자자들이 이 금융상품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며 투자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 관찰된다.
결국, 개미 투자자들이 마이너스 통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며 주식 시장에 뛰어드는 현상은 향후 시장의 동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시장과 경제 전반의 동향을 예의주시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