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미국과 이란 간의 갈등으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으로 대거 이동하고 있다. 지난 11일까지의 자료에 따르면, 이달 초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상장 ETF를 총 62조8730억원 규모로 매수했으며, 하루 평균 매수 규모는 거대한 9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매수와 매도를 합친 전체 ETF 거래대금은 124조원에 달하며, 하루 평균 거래량은 17조7000억원에 이른다.
이는 역대급 상승장을 기록했던 올해 1월과 2월에 비해 훨씬 더 높은 거래력을 보이는 것으로, 이러한 흐름은 개인투자자들이 변동성 높은 시장에서 ETF를 활용한 다양한 투자 전략을 적극적으로 구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상승장에서는 테마형 또는 레버리지 ETF를 선택하여 수익률을 극대화하고, 하락장에서는 지수형 ETF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분산 투자하거나 반등 기회를 찾는 모습이 두드러진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ETF 상품들이 다양화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레버리지나 인버스 상품 등 다양한 ETF를 이용해 변동성 장세에 대응하거나 단기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ETF의 거래 편의성과 투명성 덕분에 직접적인 주식 거래보다 ETF를 통한 투자가 더욱 중요한 투자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ETF 거래의 활성화는 대형 ETF의 순자산 규모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국내 상장 ETF 1075개 중 순자산이 1조원을 넘는 ETF는 79개로, 지난해 말 66개에서 한동안에 13개가 늘어났다. 특히 반도체 관련 ETF들이 대거 ‘1조원 클럽’에 합류함에 따라, 이러한 ETF에 대한 자금 유입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예를 들어, KODEX AI반도체 ETF는 지난해 말에 비해 순자산이 3배 가까이 증가한 2조2000억원에 이르렀고, HANARO Fn K-반도체 ETF도 약 8900억원에서 2배 증가한 수준에 도달했다.
레버리지 ETF 또한 같은 맥락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순자산 1조원 이상의 레버리지 ETF는 2개에 불과했으나, 최근에는 4개로 늘어나면서 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러한 변동은 단기 매매와 높은 지분율이 결합되어 시장의 변동성을 더욱 부각시킬 수 있는 우려도 있다. 특히 레버리지 ETF의 ‘일일 리밸런싱’ 구조는 매일 자산 조정 과정을 거치면서 기계적 매매 물량을 발생시켜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정형기 DS투자증권 연구원은 “ETF의 구조가 변화함에 따라, 보다 많은 투자자들이 ETF를 통해 자산을 운용하면서 개별 종목 간 수익률 동조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시장 가격 반전 현상을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며 경고하는 모습을 보였다. ETF 시장의 이러한 급격한 성장과 변동성을 어떻게 관리할지는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