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암호화폐 데이터 분석 기업인 카이코 리서치(Kaiko Research)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암호화폐 거래소의 구조적 취약성과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시장 안정성 위험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 보고서는 시장 유동성과 거래소 집중도, 해킹 사건의 영향 등을 면밀히 분석하며, 현재의 거래소 중심 구조가 향후 암호화폐 산업 전반에 끼칠 수 있는 중대한 영향을 경고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의 암호화폐 시장은 매우 높은 집중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특히 바이낸스가 가장 큰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최고 다섯 개 거래소인 바이낸스, 코인베이스, 바이빗, OKX, 업비트가 전체 거래량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바이낸스는 일일 거래량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 카이코 리서치는 이러한 집중도가 구조적 리스크를 내포하고 있으며, 단일 거래소에서 발생하는 법적 또는 운영상의 문제가 시장 전반에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 집중도를 나타내는 허핀달-허쉬만 지수(HHI)는 2020년부터 2025년 사이에 걸쳐 3,500에서 6,100 포인트를 유지해왔으며, 이는 고도의 집중 시장 구조를 보여준다. 기준 지수인 2,500을 초과하는 경우 심각한 집중 우려가 있음을 의미하는데, 현재 암호화폐 시장은 이 기준을 상회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간 거래소 간 경쟁이 소폭 강화되면서 미약한 하향세가 관찰되고 있어 시장 구조 개선에 대한 희망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카이코 리서치는 거래 페어 및 상장 자산의 수를 유동성과 관련된 주요 지표로 삼고 있으며, 바이낸스의 상장 페어 수가 2020년 약 300만 개에서 2025년 11월에는 2,100만 개 이상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는 유동성 공급원을 다양화하고 사용자 접점을 확장하기 위한 전략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도지코인(DOGE) 등의 주요 암호화폐의 시장 깊이 지표는 여전히 외부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예를 들어, 트럼프 취임식과 같은 정치적 사건이나 금융시장 붕괴와 같은 글로벌 이슈가 발생했을 때, 비트코인의 시장 깊이가 며칠 사이에 600만 달러 이상 급락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암호화폐 시장의 불안정성을 야기한 대표적인 사례로는 2022년에 발생한 FTX 파산 사건이 있다. 이 사건은 FTT 토큰의 비유동성 문제에서 비롯되었으며, 바이낸스의 매도 발표로 인한 패닉셀과 유동성 고갈이 시장 전반에 파장을 일으켰다. 결국 FTX는 하루 만에 50억 달러가 인출되며 붕괴했고, 창립자인 샘 뱅크먼-프리드는 고객 자금을 유용한 혐의로 25년형을 선고받았다.
2025년에도 유사한 충격이 발생했다. 2월, 바이빗 거래소는 북한 해커의 공격으로 약 15억 달러 규모의 이더리움을 도난당했다. 카이코 리서치에 따르면, 이 해킹 사건은 일시적인 가격 하락과 변동성 확대, USD 거래량 감소 등의 영향을 미쳤지만, FTX 파산 당시보다 시장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회복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또한 같은 해 11월에는 디파이 플랫폼인 밸런서(Balancer)가 해커에 의해 약 7,100만 달러 상당의 피해를 입는 사건이 발생했으며, 이는 탈중앙화 플랫폼일지라도 여전히 중앙화 거래소와 유사한 리스크에 노출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이런 사례들은 두 가지 주요 리스크를 강조한다. 첫째, 바이낸스를 중심으로 한 거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