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조선·제조 업종에서 잇따르는 사망사고, ‘쿠팡 사태’ 속 조용히 진행 중인 재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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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개월간 쿠팡에 대한 여러 가지 이슈로 인해 사회의 시선이 집중되는 동안, 건설과 조선, 제조 현장에서는 중대재해가 업종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특히 건설 현장에서는 근로자가 추락하거나 중장비와 관련된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으며, 발전소 철거 중 구조물 붕괴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의 사례도 나타났다. 조선업계에서는 고소 작업 중 사망사고가 잇따르고, 제조 및 유통 현장에서도 설비에 끼거나 유해 화학물질에 노출되는 등 심각한 사고들이 연쇄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지난 5월 19일 경기도 시흥의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50대 여성 근로자가 기계에 끼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SPC삼립은 이전에도 안전 투자 확대를 선언했으나, 이번 사고로 인해 ‘대책의 현장 집행력 부족’에 대한 비판이 재연되고 있다. 또, 동국제강에서는 10월 22일 한 노동자가 트레일러에 의해 사망하였고, 이 또한 업계 전반의 안전 관리 인식을 다시금 문제 삼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11월 20일,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도 유해 화학물질에 노출된 노동자 2명이 12월 15일과 22일 잇따라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은 마스크나 산소농도 측정기와 같은 보호 장구 없이 작업에 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쿠팡 물류센터에서는 11월 26일 야간 근무 중 50대 계약직 근로자가 쓰러진 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이에 대한 조사 및 관계 당국의 점검이 이어지고 있다.

건설 현장에서도 사고는 계속됐다. GS건설은 9월 3일 서울 성동구 아파트 현장에서 근로자가 추락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으며, 대우건설은 9월 4일 울산 LNG 탱크 공사 현장에서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 사례가 보도되었다. 이와 함께 DL건설, 롯데건설, 삼성물산 등 여러 업체에서 하청 근로자가 연이어 사망하는 사건이 이어졌고, 이로 인해 고위험 작업에 대한 관리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선업계에서도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에서 잇따라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한화오션 거제조선소의 경우, 외국 선주사 소속 감독관이 해상 구조물 위에서 작업 중 추락하여 사망했고, 삼성중공업에서도 근로자가 탱크 내부 작업 중 약 20m 높이에서 떨어져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이러한 사고들은 고위험 작업 구역에 대한 접근 통제 및 작업 승인 절차의 중요성을 다시금 떠오르게 하고 있다.

최근 들어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이러한 사고들은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으며, 하청 구조와 고위험 공정에 대한 규제가 제대로 적용되지 않고 있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사회는 안전한 작업 환경을 확보하기 위한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 있으며, 과거의 사고에서 배운 교훈이 현장에 적용되는지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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