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신고 수치 증가, 중국의 새로운 혼인 장려책 효과적

[email protected]



올해 1~3분기 중국의 혼인 신고 건수가 지난해보다 8.5% 증가해 515만2000건에 달했다고 중국 민정부가 발표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의 474만7000건보다 40만5000건 증가한 수치로, 결혼과 출산 기피 현상으로 인한 인구 감소가 우려되는 가운데 나온 긍정적인 결과이다.

중국의 혼인 신고 건수는 2013년에 1346만9000건으로 정점을 기록한 이후 9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으며, 2022년에는 700만 건 아래로 떨어졌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로 미뤄졌던 결혼식이 집중되면서 2023년에 768만2000건으로 반등했으나, 다시 지난해에는 610만6000건으로 줄어 44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 혼인 신고 증가의 주요 원인은 혼인 신고의 편의성을 높이는 제도 개선 사항으로 분석된다. 중국 정부는 올해 5월부터 ‘혼인신고 조례’를 개정하여 전국 어디서나 후커우(호적) 증명서 없이 신분증만으로 혼인신고가 가능하게 되는 ‘전국 통합 처리’ 제도를 도입했다. 이러한 개선으로 도심으로 이주하는 농민공 등 이동 인구가 혼인 신고를 보다 간편하게 할 수 있게 되었다.

더욱이, 유명 관광지에서 혼인신고와 신혼여행을 함께 하는 ‘혼인신고 여행’이 유행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신장과 하이난 지역에서는 이러한 관련 관광 산업이 새로운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신장 싸이리무(사이람) 호수에서는 올해 1만1000건이 넘는 결혼이 이루어졌으며, 이 중 9000건 이상이 조례 시행 이후에 이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정부에서도 결혼 장려책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의 29개 성에서는 결혼휴가 기간을 연장하며, 일부 지역에서는 최초 혼인신고를 하는 부부에게 1000위안 상당의 소비쿠폰을 제공하고, 후베이성 톈먼시는 신혼부부의 주택 구매 시 최대 6만 위안(약 1248만 원)의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혼인 신고 통계의 증가가 단순한 개선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왕펑 미국 캘리포니아대 어바인 캠퍼스의 인구통계학 교수는 “당국과 관영매체는 긍정적인 신호를 찾고 있지만, 이 통계에 과도한 기대를 가져서는 안 된다”며 결혼과 출산 감소를 나타내는 여러 증거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경고했다.

이번 혼인 신고 수치의 증가가 중국의 고질적인 결혼 기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제도 개선과 지방정부의 노력이 일정 부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은 명확하다. 결혼과 출산을 장려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이뤄질 필요성이 커 보인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