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의 빙하에서 온 물, 이제는 음식과 함께”…새로운 직업 ‘워터 소믈리에’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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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 워터’라는 새로운 트렌드가 미국 고급 레스토랑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 트렌드는 단순히 물을 마시는 것을 넘어, 음식과 완벽한 페어링을 고려한 생수 선택의 차원을 보여준다. LA의 미슐랭 레스토랑인 ‘그웬’에서는 손님이 스테이크와 함께 고른 음료가 와인이 아닌 생수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 변화가 더욱 두드러진다. 최근 그웬의 직원이 추천한 11달러(약 1만 5000원)의 프리미엄 생수 하나가 손님의 식사 경험을 좌우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워터 소믈리에(Water Sommelier)’라는 새로운 직업군이 고민이 깊어지는 가운데, 전문적인 물 추천과 페어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들은 단지 물의 가격이나 브랜드에 대한 지식을 넘어, 각 생수의 맛과 성분까지 세밀하게 분석할 수 있는 전문가로 자리 잡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러한 워터 소믈리에의 등장이 파인 워터의 소비 증가와 함께 더욱 두드러진다고 전했다.

파인 워터는 단순한 생수를 넘어 고급스러운 미네랄 워터의 카테고리로, 비알콜 음료를 선호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새로운 선택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근 경제적 트렌드에 맞춰, 기존의 탄산음료나 주스 대신 생수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유입되고 있으며, 가격대는 병당 7달러(약 1만원)에서 100달러(약 14만원)까지 다양하다. 특히, 캐나다 뉴펀들랜드에서 생산된 ‘버그 워터(Berg Water)’는 가벼운 바디감과 미네랄이 적은 특징으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미국의 럭셔리 호텔 ‘인 앳 리틀 워싱턴(Inn at Little Washington)’에서는 95달러(약 13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 호텔의 메뉴에서는 “1만5000년 된 빙하에서 나오는 물로, 고대의 눈과 공기가 응축된 맛을 즐길 수 있다”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웬의 워터 소믈리에인 마틴 리제는 “우리 레스토랑의 파인 워터 판매로 연간 10만 달러(약 1억4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설명하며, “파인 워터 메뉴가 인기가 많아 일부 손님이 메뉴판을 훔쳐가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미국 내에서 약 10곳의 레스토랑이 고급 생수 메뉴를 운영 중이며, 이와 유사한 현상이 이탈리아, 덴마크, 영국, 스페인 등 유럽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수요를 반영하듯, 워터 소믈리에를 양성하는 전문 교육 기관도 증가하고 있다. 미국의 ‘파인 워터 아카데미’, 독일의 ‘도멘스 아카데미’, 싱가포르의 ‘더 워터 소믈리에 싱가포르’ 등에서 이뤄지는 교육은 세부적으로 물의 종류와 페어링 관계를 학습하게 된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교육 과정이 마련되어 있으며, 파인 워터 아카데미의 설립자인 마틴 리제는 “물도 와인처럼 다양한 풍미를 지니며, 미네랄 함량이 음식 맛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워터 소믈리에라는 직업은 2001년 맨해튼 리츠칼튼 호텔에서 처음 emergence 되었으며, 2002년에는 이탈리아에서 ADAM(Associazione Degustatori Acque Minerali)이 설립되며 전문성과 권위가 강화됐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의 산에 아키가 2008년 JASA(Japan Aqua Sommelier Association)를 설립하여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한국은 2007년 ‘노 트랜스 워터 카페’ 개장 이후 프리미엄 생수 시장이 확장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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