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주총 앞두고 이사 선임 숫자에 따라 판세가 바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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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의 운명을 좌우할 정기주주총회가 24일로 다가오면서, 최윤범 회장 측과 영풍·MBK 연합 간의 표 대결이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이사 선임 숫자에서 ‘5인 대 6인’의 대결이 주목받고 있으며, 이는 이사회의 주도권 결정에 있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 회장 측은 이번 주총에서 이사 5인 선임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이사 정원을 줄임으로써 상대측의 진입 장벽을 높이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최 회장은 본인을 포함해 황덕남 이사 및 미국 투자자 대표인 월터 필드 멕라린 이사를 이사회에 안착시키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고 있다.

반면, 영풍·MBK 측은 이사 6인 선임 카드를 꺼내 들며 반격을 꾀하고 있다. 이들은 집중투표제 하에서 이사 한 명의 당선 문턱이 낮아진다는 점을 전략적으로 이용하여, 이사의 당선을 더욱 용이하게 만들려고 하고 있다. 계산상으로, 6명을 선임할 경우 14.29%의 지분만으로도 한 명의 이사를 당선시킬 수 있지만, 5인 선임 시에는 이 기준이 16.67%로 높아져 상대측의 진입로가 더욱 좁아진다.

최 회장으로서는 이사 정원을 줄임으로써 상대의 진입 허들을 높이는 물리적 방어벽을 설치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11대 4의 이사회 구도를 9대 5로 재편하는 것이 최 회장이 구상한 이상적인 시나리오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가장 큰 변수는 그동안 최 회장의 우군으로 알려진 한화와 LG의 선택이다. 현대차는 신주 발행 무효 판결로 인해 투표권을 행사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한화(7.7%)와 LG(1.9%)의 표심은 더욱 중요해졌다.

사실 이번 주총에 대한 시장의 시각은 과거처럼 긍정적이지 않다. 특히 ‘배임 리스크’가 큰 장애물로 부각되고 있다. 국민연금이 최 회장 선임에 대해 반대 기류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특정 경영진을 지지하는 것이 주주들에게 해가 될 수 있다는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한화의 움직임 또한 주목받고 있다. 현재 한화는 고려아연 지분 7.7%를 제3자에게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경우, 회사의 지배구조 안정성을 고려해 중립적인 스탠스를 유지할 가능성도 있다. LG 역시 분쟁 속에 깊이 뛰어드는 것보다 중립적인 위치를 고수하려 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결국 이번 주총은 대기업 간의 의리보다 자본의 실리와 법적 책임이 중시되는 냉정한 결정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이 구축한 숫자 싸움과 우군의 복잡한 계산이 충돌하면서 예상치 못한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도 매우 크다. 이러한 가운데 주주총회의 결과가 고려아연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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