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8천만원 이상의 법인 승용차에 부착되는 연두색 번호판을 회피하기 위한 다양한 꼼수가 성행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전수 조사에 착수하여 시스템을 악용하고 있는 사례를 근절할 방침이다.
연두색 번호판은 올해 초부터 신규 및 변경 등록된 법인 승용차의 취득 가격이 8천만원 이상일 경우 의무적으로 부착해야 하는 번호판으로, 이를 회피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다운 계약’이 대표적이다. 수입차의 경우, 판매 가격을 조정할 수 있는 국내 딜러사를 통해 차량 가격을 8천만원 이하로 설정하고, 나머지 금액은 현금으로 거래하는 방식이 많이 이용된다. 이러한 편법은 세금 혜택을 노린 전략으로, 법인차량을 사적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이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다.
더군다나 일부는 차량 등록에 있어 ‘차대번호’를 변경하여 제작 연도를 조작함으로써 차량 가격을 낮추거나, 고가의 차량을 개인 명의로 등록한 뒤 법인 용도로 보험을 변경하는 등의 수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비리행위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국토부는 올해 등록된 법인 승용차의 취득 가격과 기준 가액을 비교해 이상 징후를 점검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조사 결과 편법으로 제도를 우회한 의심 사례가 발견될 경우, 과세당국이나 경찰에 조사를 요청하여 엄중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가로,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국내에 등록된 법인 승용차는 총 30만8881대에 달하며, 수많은 차량이 있어서 조사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연두색 번호판 제도 도입 이후 약 10개월 동안 1만8천대가 넘는 법인 승용차가 이 번호판을 부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아직까지 연두색 번호판을 답지한 8천만원 이상의 법인 승용차는 총 1만7천936대에 이른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이 등록된 브랜드는 메르세데스-벤츠로, 총 5천327대가 부착되었으며, 홀로 29.7%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 외에도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5천276대(29.4%)로 뒤를 이었다. 경제적 부분에서나 사회적 인식 측면에서도 이러한 고가 차량의 민낯이 드러나는 것에 대한 여론이 일고 있으며, 국토부의 엄중한 조사와 검토가 요구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