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시장 위기, 청년과 베이비부머 모두 어려움 겪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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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한국의 고용시장에 심각한 위기가 찾아왔다. 제조업의 생산시설 해외 이전과 기업 신규 채용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취업자 수 증가율이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공공기관의 채용 또한 크게 감소해 고용 한파가 민간과 공공 부문을 가리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00인 이상 대형 사업체의 월평균 취업자는 314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겨우 5만8000명이 증가했지만, 이는 2018년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이러한 고용 한파는 특히 제조업 분야에서 두드러지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외국으로의 생산 시설 이전이 잇따르면서 일자리 창출이 어려워지고 있다.

청년들 사이에서는 이런 상황이 더욱 두드러진다. 많은 청년들이 노동시장 진입 시기를 놓치거나 아예 구직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그냥 쉰다’고 답한 청년의 수는 42만을 넘어서며, 이는 코로나19가 한창일 때를 제외하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청년층이 선호하는 일자리는 줄어들고, 구직 기간도 길어져 평균 11.5개월에 달하는 수준이다. 정작 취업을 한 경우에도 73.6%가 직장 경험이 있는 이들이 퇴사하는 상황이다. 이는 청년들의 기대치와 실제 임금 또는 근무 환경 간의 불일치, 즉 ‘미스 매치’ 현상에서 기인한다.

한편, 베이비부머 세대도 중장년의 재취업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1000만 명에 달하는 베이비부머가 퇴직 후 재취업 시장에 진입하면서, 고령자 고용의 경쟁이 더욱 격화되고 있다. 올해부터 2차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 연령에 들어섰지만, 평균 퇴직 연령이 52세에 불과하여 이들은 생계 유지를 위해 재취업이 절실한 상황이다. 고용부의 자료에 따르면, 45세 이후 재취업까지 평균 15.6개월이 소요되고, 퇴직 전 임금의 70% 수준으로 낮아지는 것은 일반적인 패턴이다.

60대에서 70대 이상의 고령자들은 재취업 후 빈곤의 확률이 높아지며, 70대 이상에서는 55%가 월 100만 원 미만의 급여를 받고 있는 현실이다. 이로 인해 중고령자의 고용 불안정은 OECD 평균보다 훨씬 높은 수치를 기록하며, 1년 미만 근속 비율이 34.4%를 차지하고 있다.

고용부는 이러한 일자리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올해 예산의 70%를 조기 집행할 계획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고용 경직성과 채용 시장의 구축으로 인해 향후 채용 전망이 부정적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권기욱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법정 정년 연장 논의로 인해 고용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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