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가 전면 금지된 지 1년이 경과함에 따라, 금지 발표 당시 급등했던 주식들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증시를 주도했던 2차전지와 배터리 관련 주식들은 현재 고평가와 실적 부진으로 인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6일 공매도 금지 첫날 상한가로 직행했던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의 주가는 각각 38.3%, 21.8% 감소했다. 포스코퓨처엠 또한 동일 기간 동안 12.1% 하락했다. 이러한 하락추세는 전반적으로 전기차 업황의 ‘캐즘’과 관련이 있으며, 이로 인해 이들 주식의 밸류체인이 악화된 상황이다.
에코프로비엠의 영업이익은 2021년 1150억원에서 2022년에는 3807억원으로 증가하였으나, 2023년에는 다시 1560억원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내년 영업이익은 100억원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포스코홀딩스와 엘앤에프도 올해 들어 공매도 금지 전후로 각각 20% 가량 하락하는 등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반면, 공매도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미비했던 바이오업종의 주식들은 신약 개발 등 긍정적인 모멘텀으로 인해 큰 폭의 상승을 기록하였다. 전문가들은 공매도의 부재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부정적인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한국 시장에서의 유동성 및 가격 형성 효율성이 저하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FTSE 러셀은 공매도 금지 조치가 국제 투자 커뮤니티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다고 언급하며, 시장의 탄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공매도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올해 들어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주요국 증시 중 가장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으며, S&P500과 비교했을 때 22.6% 상승하는 동안 코스피는 겨우 0.26%에 그쳤다. 이러한 상황은 한국 시장의 경쟁력을 저하시킬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