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31일부터 국내 증시에서 17개월 만에 공매도가 전면 재개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로 인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한층 높아지고 있으며, 특히 대차잔고 비중이 큰 2차전지 및 바이오 관련 종목들이 공매도의 주요 타깃이 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공매도란 주가 하락을 예측하고 주식을 빌려 판매한 뒤 주가가 하락하면 더 낮은 가격에 다시 사들여 차익을 남기는 투자 전략이다. 이 같은 방식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1년 유럽 재정위기, 그리고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인해 세 차례에 걸쳐 정지되었다가 다시 재개됐다.
투자자들은 대차잔고 비중이 높은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대차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시가총액 5천억 원 이상 종목 중 가장 높은 대차잔고 비중을 기록한 것은 에코프로비엠(14.81%)이며, 그 뒤를 포스코퓨처엠(12.37%), 엘앤에프(11.87%), 에코프로(11.30%) 등이 이었다. 특히, 차바이오텍(11.23%), 유한양행(11.12%), 오스코텍(8.93%), HLB(7.99%)와 같은 제약 및 바이오 기업들이 대차잔고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투자자들이 공매도에 노출될 수 있는 우려를 가지게 한다.
전문가들은 대차잔고 비중이 높은 업종들이 공매도에 민감할 수 있으며, 따라서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클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2차전지와 바이오, 조선, 방산 업종이 그 예시로 지목되고 있으며, 밸류에이션 부담이 적은 대형 가치주들은 상대적으로 공매도 위험이 덜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발맞추어 반도체 및 은행 중심의 대형주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변동성에 대한 좋은 대비책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올투자증권의 김지현 연구원은 “공매도 잔고가 평균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변동성 확대는 피할 수 없다”며, “방어적인 전략으로 시장 베타를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시가총액 기준으로 반도체, 은행, 상사자본재 업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공매도의 재개가 이번 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 보고 있다. 공매도가 단기적인 변동성을 높일 수는 있지만, 외국인 투자자의 수급 여건은 개선되면서 결과적으로 장기적인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IBK투자증권의 변준호 연구원은 “특정 종목이나 업종에서의 공매도가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전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강조하며, “국내 증시에 단기 트레이딩 자금의 유입이 이루어져 외국인의 시장 참여가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투자자들은 공매도 재개로 인한 시장 변화와 외국인 투자자의 귀환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다. 공매도 재개로 인해 더욱 활발해질 국내 증시의 향후 흐름이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