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중국 톈진에서 회동하며 양국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다졌다. 이는 2018년 이후 7년 만의 방문으로, 중국과 인도는 2020년 히말라야 국경 무력 충돌 이후 긴장된 상황을 이어왔지만, 올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상호 협력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두 리더는 이날 회의에서 “우리는 서로의 적수가 아니라 파트너”라는 점을 강조하며, “인도와 중국의 관계는 제삼자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역설했다. 이는 미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특히, 모디 총리는 양국의 손잡음으로 다자주의의 힘을 더욱 키우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과거의 ‘브로맨스’ 관계가 무역관세 문제로 우려 속에 파탄이 난 상황에서, 인도와 중국의 화해가 보다 두드러진 양상이다.
시 주석은 지난 4월 인도와의 외교관계 75주년 기념 축전에서 “용상공무(龍象共舞), 즉 용과 코끼리의 춤을 실현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미국의 고율 관세와 외교적 압박이 두 국가 간 화해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했다. 이러한 배경을 통해 인도와 중국은 더욱 긴밀한 협력을 다짐한 것이다.
또한, 반트럼프 전선은 인도만의 문제가 아니다. 브라질의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도 모디 총리와의 전화통화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에 공동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우려를 표했다. 현재 50%의 관세가 적용되고 있는 브라질은 세계 1위의 커피 생산국으로, 미국의 수입 감소가 브라질의 소규모 농가에 심각한 피해를 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브라질에서의 커피 수입을 대폭 늘리겠다고 발표하며, 브라질의 커피 생산자들에게 ‘구원투수’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중국은 앞으로 5년 간 브라질 커피 수출업체와의 거래를 승인하며, 대미 무역에서의 손실을 보완할 방침이다. 이 외에도 중국은 브라질에서 대두를 대량으로 수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편,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 역시 공정한 다극 세계질서를 주장하며 중국과 인도의 관계 강화를 꾀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는 또한 러시아산 원유의 핵심 고객으로, 이로 인해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의 힘의 균형이 변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브라질 및 인도의 이러한 대응은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의 외교방식에서 승리하기 어렵다는 지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포틀랜드 주립대 정치학 명예교수 멜 구르토프는 “트럼프는 패배자의 게임을 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전 세계적으로 반트럼프 전선이 커지는 현상을 강조하고 있다. 초국가적 협력이 강화되는 이 시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던지는 외교 카드가 과연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