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과 SBI그룹의 협업, 신의 한 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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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보험과 일본의 SBI그룹이 손을 맞잡으면서 국내 보험 및 저축은행 시장에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SBI그룹은 약 1조 원을 투자해 교보생명 지분 20%를 확보할 계획이며, 교보생명은 SBI저축은행의 경영권 지분을 사들이기 위한 검토를 진행 중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그동안 겪어온 7년 넘는 풋옵션 분쟁이 있다. SBI그룹과의 협력이 교보생명과 신 회장에게 필요한 자본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어, 그 분쟁을 해결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교보생명은 SBI저축은행의 30%를 약 6,000억 원에 매입할 방안을 고려하고 있으며, 추가적인 지분 매입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SBI저축은행의 총 지분 가치는 최대 3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교보생명이 경영권까지 확보하기 위해서는 1조 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교보생명의 자본금은 약 8조 원으로, 충분한 인수 여력을 가지고 있다.

교보생명이 SBI저축은행을 인수하려는 이유는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지주회사 체제를 빠르게 확립하여 생명보험업에 집중된 매출원을 다변화하려는 데 있다. 둘째, SBI그룹에게는 엑싯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서로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

SBI그룹은 2013년부터 SBI저축은행에 투자를 해왔고, 교보생명의 이번 지분 인수는 SBI그룹의 우호지분으로 기능할 예정이다. SBI그룹은 교보생명을 통해 자신의 투자 원금을 회수할 길이 열리는 셈이다. 하지만, 신 회장이 교보생명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업가치의 상승이 필수적이다.

현재 신 회장은 FI(재무적 투자자)들과의 풋옵션 분쟁이 끝나지 않은 상태로, 이 문제가 교보생명 지주회사 전환의 큰 걸림돌이다. 만일 FI와의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신 회장은 교보생명의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SBI그룹과의 협력이 신 회장의 경영권 유지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교보생명 그룹은 지주회사로의 전환을 통해 기업가치 상승에 대한 고민이 깊다. 기업가치가 상승할 경우, 신 회장은 주식담보대출 상환과 자산 관리를 더 수월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주식의 적정 상승을 유지하며 3세에게 경영권을 물려줄 방법도 찾아야 한다. 이러한 딜레마가 과연 신 회장에게 축복이 될지, 혹은 또 다른 위기가 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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