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이 미국 정부의 비자 취소 결정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유엔 본부를 카타르 도하로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27일(현지시간), 페트로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엑스(X·옛 트위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엔 창립 원칙을 위반했다”며 “유엔은 이제 더 민주적인 곳으로 옮겨야 한다. 카타르 도하를 유엔 본부로 제안한다”고 밝혔다.
페트로 대통령은 이번 발언이 네트워크의 민주성과 자유를 강조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졌다고 강조하며, 개인적으로 유엔총회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표명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국제법은 인류의 지혜와 보호를 의미한다”며 대량학살은 반인륜 범죄로, 인류가 반드시 대응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특히 팔레스타인 사태와 관련하여 인류적 개입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으로 해석된다.
페트로 대통령은 유엔총회 참석 중 팔레스타인 사태를 규탄하는 시위에 직접 참여해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국제군 창설이 필요하다고 발언하며, 미국 군대에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이 아닌 인류의 명령에 복종하라”고 요구했다. 이러한 발언은 미국 측의 강한 반발을 일으켰고, 미국 국무부는 페트로 대통령의 발언을 “무모하고 선동적인 행위”로 간주하여 비자 취소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콜롬비아 외무부는 성명을 내고 “비자 취소를 외교적 무기로 삼는 것은 표현의 자유와 유엔 정신에 어긋난다”며 미국을 강하게 비판했다. 콜롬비아는 전통적으로 남미 내 미국의 협력국으로 알려져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두 국가 간의 갈등은 점점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좌파 성향인 페트로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의 마두로 대통령과 정치적으로 가까운 점을 경계하고 있으며, 내년 대선을 앞두고 그의 측근이 권력을 이어받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같은 상황은 앞으로의 국제관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중동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대처 방식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