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피 지수가 3800선을 돌파하면서 국내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에 큰 규모의 자금이 몰리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대형 반도체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상승하며, 그동안 미국 증시에 주목하던 투자자들이 다시 국내로 돌아오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 들어 국내 ETF의 자금 유입은 해외 ETF의 두 배를 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한 증권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일 기준으로 주식형 ETF의 설정액이 연초 대비 31조7586억원 증가했으며, 이 중 국내주식형은 21조3226억원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해외주식형 ETF의 증가분인 10조4360억원의 두 배에 해당하는 수치로, 국내주식형 ETF의 설정액은 총 62조754억원에 달하고 있다.
코스피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상장된 상품들로 인해 급성장했지만, 2021년 코스피가 3300선을 넘고 나서 잇따른 지수 박스권에 갇히면서 투자자들은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특히 미국의 S&P500 지수가 우상향하는 동안 국내 증시는 상대적으로 소외되었고, 그 동안 국내 ETF 설정액은 해외 ETF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6월부터 코스피가 2800선을 회복하자 투자 심리가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고, 특히 7월부터 9월까지의 3개월 동안에는 국내주식형 ETF의 설정액이 10조원 넘게 증가하며 해외주식형 ETF 유입액의 5배에 달했다.
현재 투자자들은 KODEX 200, KODEX 반도체, HANARO Fn K-반도체 등 지수형 및 테마형 ETF에 집중적으로 자금을 유입하고 있다. 특히 KODEX 200은 최근 한 달간 8191억원이 유입되어 가장 많은 자금을 모았고, 이는 TIGER 미국 S&P500의 5210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비중이 높은 반도체 관련 ETF는 각각 2000억원 이상이 유입되며 주목받고 있다.
KB자산운용의 노아름 ETF사업본부장은 “5월 이후 빠른 코스피 회복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국내로 쏠리고 있으며, 해외 증시의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국내 투자자의 홈바이어스가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앞으로 국내 자금 유입의 세가 계속될 가능성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