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동안 국내 사모펀드(PEF) 보유의 주요 상장사들이 외형적 성장보다는 수익성 개선에 두드러진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매일경제신문이 12개 PEF 보유 상장사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전체 매출액은 5조1850억원, 영업이익은 4512억원에 달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약 22% 증가하여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었다.
분석대상 기업에는 한앤컴퍼니(케이카, 남양유업), IMM프라이빗에쿼티(한샘, 에이블씨엔씨, 하나투어), 크레센도(HPSP, 동아지질), 어피니티(롯데렌탈), 베인캐피탈(클래시스), 케이엘앤파트너스(마녀공장), VIG파트너스(비올), 큐캐피탈(초록뱀미디어) 등이 포함된다. 이들 기업 중 HPSP와 클래시스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30~40%대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미용 의료기기 공기업 클래시스는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8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8% 증가했으며, 반도체 장비업체 HPSP도 47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여 전년 대비 47.8% 향상되었다. 반면, 미용 의료기기 시장의 후발주자인 비올은 매출이 293억원으로 소폭 상승했으나, 상장폐지를 추진 중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그에 반해 지난해 PEF에 인수된 초록뱀미디어와 마녀공장은 인수 후 밸류업 작업 중에 매출이 두 자릿수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마녀공장을 인수한 케이엘앤파트너스의 대표는 앞으로 경쟁력 없는 제품을 대폭 정리하고, 기존의 클렌징 제품 경쟁력을 유지하며 신규 스킨케어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는 의지를 밝혔다. 이는 의도적으로 회계장부에 과거 부실개선 요소를 전부 반영하는 ‘빅배스’ 전략으로 해석된다.
더불어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늘어나거나 흑자 전환한 기업도 존재했다. 남양유업, 에이블씨엔씨, 초록뱀미디어가 그 대표적인 예로, 이들 기업은 수익성 중심의 내실 경영을 통해 성과를 내고 있다.
그러나 전체 12개 기업의 주가 상승 측면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결과가 고백되고 있다. 올해 초와 비교했을 때 주가가 상승한 기업은 12개 중 5곳에 불과했다. 많은 기업들은 마이너스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사모펀드를 보유한 기업들이 주가 부진시 잔여 지분을 매입해 상장폐지를 추진할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최근에는 비올을 제외하고는 상장폐지 절차를 밟고 있는 기업이 없는 상황이다. 이는 상법 개정으로 소액주주 보호가 강화되면서 사모펀드가 상장폐지 추진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렇게 시장에서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PEF 보유 기업들이 어떻게 수익성을 개선할지와 향후 주가 흐름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