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 리츠 시장의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 유상증자가 조정의 신호로 작용하면서 투자자들은 피로감을 느끼고 있으며, 자금 모집의 증가가 오히려 투자자들의 참여 의지를 약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신한알파리츠는 지난 28일부터 29일까지 진행한 유상증자에서 구주주 청약률 107.88%를 기록하며 1859억원을 확보했다. 이는 서울의 우량 오피스 자산인 씨티스퀘어와 GS서초타워를 편입하기 위한 자금 모집으로 해석된다.
씨티스퀘어는 도심 권역 내 연면적 3만8250㎡의 규모를 자랑하는 우량 오피스 빌딩이다. GS서초타워 또한 강남권역에 위치해 높은 임대 수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안정적인 자산 편입이 이루어졌음에도 신한알파리츠의 시가총액이 약 5100억원에 달하는 가운데 3분의 1에 해당하는 유상증자가 비교적 긍정적으로 바라보이는 배경이다.
반면, 한화리츠는 473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하면서 주가가 20% 넘게 하락하는 등 시장의 부정적인 반응을 겪고 있다. 장교동 빌딩을 편입하려는 시도가 시가총액의 1.8배에 해당하는 대규모 자금 모집이라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유상증자 발표 이후 주가의 급락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한화리츠의 유상증자 신주인수권의 가격도 심각하게 하락하여, 거래 첫 날인 23일에 비해 29일에는 가격이 1원으로 마감됐다. 현재 한화리츠의 주가가 첫 유상증자 발행가액인 4340원보다 낮아지면서, 신주인수권의 매력도가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주주들의 참여 의사가 줄어들자, 낮은 가격에 신주인수권을 팔게 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하지만 기대가 되는 점은 주요 기관투자자들이 유상증자에 참여 의사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한화생명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등이 적극적으로 물량 부담을 줄이는 데 나서고 있다. 한화손해보험은 최근 1065억원을 출자하며 유상증자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마스턴프리이머리츠 또한 12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결정했으며, 이는 프랑스 크리스탈파크 오피스 환헤지 정산금 지급과 아마존 물류센터 대출금 상환에 활용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들 리츠의 투자 심리는 전반적으로 악화되어 주가가 조정을 받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과거에는 리츠의 유상증자가 자산 편입 및 차환 목적으로 진행되면 호재로 여겨졌으나, 올해 하반기에 리츠들의 유상증자가 집중되면서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유상증자 추진 시 자산 편입 시 기대 효과와 우량 자산 여부 등을 충분히 설명해야만 부정적인 시선을 개선할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삼성증권의 이경자 연구원은 “최근 높은 주가 변동성은 대형 리츠의 유상증자 청약 마무리 및 미국 대선 종료 시점인 11월부터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리츠 시장이 회복될 수 있는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