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IPO 시장, 대형 기업공개 상장 철회로 양극화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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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대형 기업들의 상장 철회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증권사 IB(투자은행)들의 주관 실적도 예년보다 저조한 상황이다. 현재 몇몇 대형 IPO들이 대기 중이지만,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나서는 기업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중소형 공모주를 중심으로 한 IB 간 치열한 경쟁이 계속될 전망이다.

레이더M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26일 기준으로 KB증권이 3050억원으로 IPO 주관 실적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는 미래에셋증권이 2956억원, 모건스탠리가 2538억원, 메릴린치증권도 2538억원으로 뒤따르고 있으며, 대신증권은 1529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전반적인 IPO 주관 규모는 예년과 비교해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들어 IPO 시장의 분위기가 여전히 회복되지 않는 가운데, 대형 IPO의 실패가 잇따르며 시장의 활력도 상당히 감소한 상황이다.

특히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 2일 금융감독원에 상장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희망 공모가는 주당 1만1500원에서 1만3500원이었으며, 예상 시가총액은 약 4789억에서 5622억원에 달하는 규모였다. 하지만 수요예측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상장 계획이 취소된 것이다. 비슷한 이유로 DN솔루션즈 또한 상장 절차를 중단한 상황이다. DN솔루션즈는 공모가 희망범위를 6만5000원에서 8만9700원으로 설정했으나, 상장 절차를 중지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1월 코스피에 상장한 LG CNS 이후 대형 IPO의 흐름이 끊기면서, 상장 주관사로 참여했던 삼성증권 또한 곤란한 처지에 놓여있다. DN솔루션즈와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상장 철회로 인해 삼성증권의 주관 실적은 약 1400억원에 그친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화에너지, 에식스솔루션, 대한조선 등 일부 대형 IPO는 대기 중이지만, 올해 상장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특히 한화에너지는 부회장의 지분 승계를 위해 일부 구주 매출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전망이 있으며, 이로 인해 IPO를 통해 유입되는 신규 자금이 줄어들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이런 경우 투자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에식스솔루션은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대표주관사로 선정했지만, LS그룹의 중복상장 문제로 비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을 제외한 대다수의 IB들은 당분간 대형 거래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며, 중소형 IPO 중심의 경쟁 양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외국계 투자은행들은 일반적으로 대형 IPO가 아닌 경우에는 참여하지 않는 경향이 있어 당분간 실적 변동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 IB 관계자는 “대표주관사를 선정하고 대기 중인 대형 딜들이 있으나, 여러 가지 이슈로 인해 즉각적인 실현은 어려울 것”이라며 “2000억원 이하의 주관 실적을 기록한 IB들은 중소형 IPO의 양에 따라 언제든지 순위가 바뀔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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