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의 월 지급액이 사상 처음으로 4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고령화 사회로 인해 연금 수급자가 급증하는 한편, 저출생 문제로 보험료를 납부하는 가입자 수는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재정적 균형에 경고 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국민연금공단이 15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 2월 국민연금 지급액은 4조238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월 대비 775억원 증가한 수치로, 월 지급액이 4조원을 초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연간 기준으로는 국민연금 지급액이 5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금 지급액은 매년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2012년에는 11조5508억원이었던 연간 지출이 2018년에는 20조원을 넘겼고, 2022년에는 34조원, 작년에는 43조7048억원까지 확대되었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보험료를 납부하는 가입자 수는 감소세에 있다. 2022년 2250만 명이었던 가입자는 2023년에는 2238만 명, 올해 2월 기준으로는 2198만 명으로 줄어들었다. 특히 올해에만 16만7000명이 감소하는 등 가입자 수가 큰 폭으로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연금 수급자는 빠르게 증가하여, 현재 수급자는 737만 명으로 1년 전보다 약 55만 명 늘어난 수치다.
현재까지는 보험료 수입이 급여 지출보다 많은 상황이지만, 이러한 추세가 계속된다면 조만간 급여 지출이 보험료 수입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연구원은 지난해 발표한 중기재정전망(2024∼2028) 보고서에서, 올해 연금 급여 지출이 51조9564억원에 이른 뒤, 2026년에는 59조5712억원, 2027년에는 67조671억원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보험료 수입은 올해 62조221억원으로 예상되며, 2026년에는 63조2083억원, 2027년에는 64조3535억원으로 완만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027년에는 급여액이 보험료 수입보다 3조원 이상 많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깊은 우려를 낳고 있다.
또한, 국민연금법 개정에 따라 내년 1월부터 보험료율이 0.5%포인트씩 단계적으로 오르게 되며, 이는 보험료 수입 증가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급여 지출도 속도감 있게 증가하고 있어, 빨라서 머지않은 시점에 지출이 수입을 역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과연 이러한 국민연금의 재정적 문제를 해결할 방안은 무엇인지에 대한 깊은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인구 구조의 변화에 따라 추가적인 대책과 시스템 개선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