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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공단과 한국투자공사가 지난해 역대급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민연금은 15%, KIC(한국투자공사)는 23%로 나타났으며, 이는 특히 미국 증시의 호황과 강한 달러의 영향으로 원화 기준 수익률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수익률은 환율 효과가 포함된 결과여서, 실제 달러화 기준으로는 한 자릿수대에 머물렀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28일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는 2024년 말 기준으로 국민연금 기금 적립금이 약 1213조 원에 달하며, 수익금은 약 160조 원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작년 수익률은 15%(잠정·금액가중수익률)로, 1988년 기금 설립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며 2023년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역대 최고의 성과를 달성했다.
자산군별 수익률을 살펴보면, 해외 주식이 34.32%, 해외 채권이 17.14%, 대체투자가 17.09%로 선전한 반면, 국내 주식은 -6.94%의 손실을 기록했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경기 둔화 우려, 지정학적 리스크 등의 일반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OUTPERFORM을 달성한 것은 국내외 자산의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글로벌 운용사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KIC 역시 지난해 달러화 기준으로 8.49%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강한 성장을 보여주었다. KIC는 2005년 설립 이후 누적 운용수익이 939억 달러에 달하고, 연환산 수익률은 4.75%에 이른다. 자산군별 수익률에서는 해외 주식이 18.83%를 기록했지만, 해외 채권은 -0.19%의 부진을 겪었다. KIC의 사장인 박일영은 “정교한 리서치와 거시환경 분석에 기반해 안정적인 운용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KIC의 원화 환산 기준 수익률이 지난해 23.68%에 달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중반까지 오른 것은 그 배경에 있으며, 이러한 환율 변화가 원화로 표시된 수익률을 높인 요인으로 작용했음을 알 수 있다. KIC는 해외법인 투자만을 다루고 있어 국내 주식에서의 손실을 겪은 국민연금과 대조된다.
결국, 국민연금의 수익률이 원화 기준으로는 15%로 뛰어올랐지만, 실제 달러화 기준을 감안했을 때는 그 의미가 다소 축소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KIC가 보여준 15% 포인트의 차이를 생각해보면, 국민연금 역시 실질적으로는 한 자릿수 수익률에 머물러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국민연금 기금의 절반 이상이 해외 자산에 투자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수익률 논의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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