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세청이 글로벌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니티)에 대해 10년 만에 세무조사를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국세청 직원 30여 명이 이번 조사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는 최근 사모펀드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를 위한 일환으로 해석된다.
어피니티에 대한 세무조사는 2015년 이후 처음으로, 당시 어피니티는 오비맥주 매각에서 발생한 40억 달러의 양도차익에 대해 4천억 원을 납부했지만, 이를 두고 납부액이 적다는 지적이 있었다. 따라서 세무조사가 이루어졌던 과거를 고려할 때 이번 조사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세청과 공정위, 금융감독원 등 여러 감사 기관들이 사모펀드에 대한 감시 강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어피니티에 대한 조사는 그 일환으로 볼 수 있다. 특히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에 대한 국세청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어피니티에 대한 조사가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어피니티 및 BRV캐피탈과의 투자 조건을 이행하지 못해, 총 1조 1,500억 원을 지급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신세계그룹이 채택한 TRS(차입금융구조) 계약을 통해 어피니티에 지급된 금액이 이러한 세무조사의 초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TRS 구조는 금융사가 수수료만 취득하고, 실제 수익 및 손실은 신세계가 담당하는 방식으로, 세무 당국의 면밀한 조사가 예상된다.
더욱이 어피니티가 대주주인 버거킹이 어피니티 측에 유상감자 형식으로 약 1,500억 원의 현금을 지급한 사실이 드러나, 이는 실질적으로 배당으로 간주될 수 있으나, 세율이 낮은 양도세만 부과되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버거킹을 운영하는 비케이알의 부채비율이 410%에 달하며, 이는 MBK 홈플러스 사태와 같이 ‘과도한 차입’ 문제를 우려하게 만드는 상황이다.
어피니티는 최근 국내 1위와 2위 렌터카 업체인 롯데렌탈과 SK렌터카를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또한 지난해에는 밀폐용기 제조업체 락앤락을 상장 폐지하는 과정에서 세법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어, 이러한 다양한 사안들이 국세청의 조사를 더욱 촉발했을 것으로 보인다.
IB 업계에서는 MBK 홈플러스 사태의 여파가 다른 회사에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모험자본 역할을 하는 국내 사모펀드 업계 전체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어피니티 측은 이번 세무조사와 관련하여 “해당 사안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세무조사의 결과가 향후 사모펀드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많은 이들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