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메가 스필라이온 수도원에서 수도원장이 3억 원에 달하는 종교 유물을 밀매하려다 경찰에 붙잡혀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사건은 그리스 문화유산·고대유물 보호부 소속 경찰의 첩보로 시작되었으며, 해당 수도원은 그리스에서 가장 오래된 수도원 중 하나로, 관광지로도 유명하다.
프랑스 일간지 르 몽드에 따르면, 그리스 경찰은 유물 거래 중개인으로 위장해 수도원장과의 접촉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수도원장과 그의 조수는 비잔틴 시대 성상 14점과 18세기 복음서 2권을 보여주며 20만 유로, 즉 약 3억 원을 요구하였다. 그러나 이들은 결국 경찰에 현장에서 체포되었다.
수사 결과, 수도원장이 판매하려 한 유물은 수도원 소유가 아니며 교구 목록에도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수도원장은 그 유물이 개인 소장품으로, 당국에 신고하는 것을 간과했을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경찰은 그의 진술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유물의 출처를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
이 수도원은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1821년부터 1829년까지의 그리스 독립 전쟁에서 저항 운동에 기여한 바 있다. 이러한 역사를 가진 곳에서 발생한 사건이기에, 지역 사회와 교구에는 큰 충격이 가해졌다. 교구는 즉각적으로 수도원장을 해임하고, 수도원 운영진을 전면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전과 보안을 위해 문화유산 보호 및 유물 관리는 철저해야 할 사항이다. 그리스 교육·종교부의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3년 사이에 약 4000건의 유물 절도나 기물 파손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스에는 약 9830개의 교회와 수도원이 존재하지만, 많은 수도원이 외진 지역에 위치하고 일반인에게도 개방되어 있어 유물 밀매업자들이 이를 악용할 여지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은 그리스 내에서 종교 유물과 문화유산 보호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지역 사회에서는 이러한 범죄 행위를 예방하기 위한 더욱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