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폰 인베스터스(Gryphon Investors)의 공동대표인 데이비드 앤드류스는 최근 인터뷰에서 대형 인수합병(M&A) 시장의 치열한 경쟁을 언급하며 “아시아와 중동 지역의 투자자들이 미들마켓(Middle market) 시장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들마켓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투자자들이 진정한 알파 수익(초과 수익)을 실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1995년에 설립된 그리폰 인베스터스는 1억 달러에서 10억 달러 규모의 미들마켓 M&A에 주력하는 미국의 사모펀드(PEF) 운용사다. 앤드류스는 현재 한국의 기관투자자 3곳을 펀드 출자자로 확보하고 있으며, 내년 서울 사무소를 개소할 예정이다. 이로써 그리폰은 100억 달러(약 13조7000억 원)의 운용 자산을 가진 인베스트먼트 그룹으로 자리 잡고 있다.
앤드류스는 대형 M&A 시장에서 초과 성과를 내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금융위기를 활용한 초기 PEF의 금융 전략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점에서 기인한다. 국내외 바이아웃 시장의 포화로 인해 과거의 성공적인 전략들이 예전만큼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폰 인베스터스는 미국의 PEF 업계 최초로 운영 그룹을 내재화했으며, 현재 비즈니스 서비스, 소비자 제품·서비스, 헬스케어, 산업 성장, 소프트웨어, 기술 솔루션·서비스 등 6개 산업 분야 전문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조직 구성 덕분에 딜 파트너들과 운영 파트너들이 함께 협력하여 더욱 효과적인 투자 및 운영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앤드류스는 “운영 그룹의 역할이 단순히 ‘2등 시민’으로 여겨지지 않고 딜 팀과 통합된 구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대형화된 PEF가 관료화되어 각 LP(유한파트너)의 요구를 완벽히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촉발된 유동성의 시대가 끝나가면서, LP들은 미실현 가치를 넘어서 현금 환급을 요구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그리폰은 지난 2년간 7건의 매각을 완료하며 현금 회수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리폰의 성과는 최근 5개 펀드 중 4개가 동종업계 DPIC(납입자본대비분배금)에서 상위 25%에 든 것으로 나타났다. 앤드류스는 “LP들은 DPIC가 운용사가 미실현 수익의 건전성을 입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증거로 여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그리폰이 2008년 이후 신규 투자처에서 손실을 전혀 기록하지 않은 이유로, 가격 결정력을 가진 우량 기업과 불황에 강한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시장 점유율 상위 3위 내 기업을 인수하는데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금융위기 시점을 배경으로 기업의 이익이 20% 이상 하락하지 않도록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앤드류스는 금리 인상 이후 3년간 이어진 M&A 시장 침체가 특별한 상황임을 강조하며, PEF 업계는 순환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들마켓 시장에서 기업 가치 조정이 이루어질 전망이며, 금리 인하가 지연되면서 부채 비용이 상승하고 기업가치 하락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