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블랙스톤, KKR, 칼라일 등 세계적인 사모펀드들의 운용자산 규모가 약 3300조원에 달하며, 이는 한국의 GDP를 초과하는 수준이다. 이들 빅3 사모펀드는 수년 동안 급속히 자산을 늘려왔으며, 현재 기업 인수 합병(M&A)보다 대출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에서 강화된 은행의 규제로 인한 결과로, 사모펀드가 은행의 대출 공백을 채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모펀드의 포트폴리오에는 금리가 높아진 현 시점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기 위한 변화가 감지된다. 블랙스톤의 경우, 올해 상반기 운용 포트폴리오에서 사모대출이 33.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이는 7년 전과 비교해 뚜렷한 변화다. KKR과 칼라일 역시 각각 사모대출 비중을 늘리고 있으며, 각 사모펀드는 고금리와 고령화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안정적인 수익률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모대출은 일반적으로 회사채나 주식 시장에서 자금 조달이 어렵거나 불가능한 기업에 대해 대출을 해주는 방식이다. 이러한 사모대출의 수익률 목표는 연평균 10% 이내로 설정되며, 이는 기업 인수 및 M&A를 통해 큰 이익을 추구하는 사모주식의 수익률 15~20%보다 낮지만, 정기적으로 발생하는 이자수익 덕분에 안정성에서 장점이 있다.
특히 기관투자자들은 고령화로 인해 자금이 필요한 상황에서, 수익성이 높은 바이아웃 펀드에 비해 사모대출을 선호하고 있다. 이는 막대한 자산을 보유한 캘리포니아 교직원연금(CalSTRS)과 같은 기관이 사모대출 비중을 늘리는 결정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고금리 환경에서는 사모펀드가 바이아웃 펀드를 통해 기업 인수가 어렵게 되고, 이로 인해 글로벌 M&A 규모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실제로 2021년에는 글로벌 M&A 규모가 5조 달러를 초과했지만, 2022년부터는 2조 달러 후반대로 줄어드는 추세다.
결론적으로 사모펀드의 대출 부문 강화는 고령화와 고금리 시대에 적합한 안정적인 수익원 창출을 위한 전략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는 사모펀드가 전통적인 투자 방식에서 벗어나 제2의 은행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의미하며, 특히 시대에 맞는 투자 패턴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