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실시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의 많은 펀드매니저들이 인공지능(AI) 관련 투자가 현재 과열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172명의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AI 주식이 이미 버블 상태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우려는 인플레이션이나 미국 소비 둔화와 같은 다른 경제적 위험보다 더 큰 테일 리스크(tail risk)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 조사는 5000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관리하는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 7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됐다. 조사 결과 ‘AI 투자가 과도하다’는 응답이 ‘과도하지 않다’는 응답보다 20%포인트 이상 많았으며, 이는 BofA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5년 이후 최초의 일이다. 애널리스트들은 AI 관련 설비 투자 규모와 그 자금 조달 방식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미국 기업들은 현재 AI 프로젝트를 위해 올해에만 2000억 달러 이상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으며, 그로 인해 채권시장에서의 자금 조달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투자 전문가인 안톤 도브로브스키는 공적 및 사모 신용이 AI 투자의 주요 자금원이 되고 있으며, 이 시장의 급팽창으로 인해 여러 가지 우려가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바클레이스는 향후 하이퍼스케일러와 중소기업의 AI 관련 누적 투자 규모가 2029년에는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의 10%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한편, 올해 주식시장에서 활기를 띠었던 기술주들이 거품론에 휩싸여 조정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펀드 매니저들은 AI 관련 주식의 거품에 대해 경계하고 있다. 설문에 응답한 45%의 펀드매니저는 AI 거품 상황을 글로벌 경제의 최대 테일 리스크로 지목하면서, 이는 한 달 전 조사 결과인 33%에 비해 크게 상승한 수치로 AI 버블에 대한 우려가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흥미로운 점은 AI 관련 과열 우려와 거품론이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 심리는 오히려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다. 응답자들 중 글로벌 주식 등 위험 자산에 대한 비중 확대를 지지하는 의견은 올해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이는 펀드매니저들이 높은 수익을 노리고 리스크를 감수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음을 나타낸다.
결론적으로, 전 세계 펀드매니저들이 AI 투자의 과열과 관련된 우려를 외면할 수 없지만, 동시에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 욕구가 여전히 강하다는 점은 현재 금융 시장의 복잡한 양상을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동향은 향후 금융 정책과 시장 전망에도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