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값이 단 이틀 사이에 약 2조 5,000억 달러(약 3,475조 원)의 시가총액을 잃으며 역사적인 폭락을 기록했다. 이는 비트코인(BTC)의 전체 시가총액을 초과하는 손실 규모로, 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투자 신뢰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코비스 레터는 금 시장이 화요일의 대규모 조정에서 수요일까지 이어져 이틀간 이러한 큰 폭의 하락이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최근 금 가격은 단기간에 60% 가까이 상승하며 강력한 상승세를 타고 있었으나,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과 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해 금에 몰렸던 흐름이 급격히 반전됐다.
금값의 8% 폭락은 그동안 금이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자리 잡아왔던 인식과 크게 상반되며 투자자들의 불안을 자극했다.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으로 알려져 있지만, 공급량 제한으로 인해 일일 두 자릿수 하락이 드물었던 반면, 이번 금 시장의 급락은 전통 자산조차도 극단적인 매도세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드러냈다.
스위스의 자원 투자자인 알렉산더 슈탈은 이번 조정의 규모가 이론적으로 ’24만 거래일에 한 번’ 나올 법한 희귀한 사례라고 분석했다. 그는 금이 1971년 이래 유사하거나 더 극단적인 조정을 21차례 겪었다고 강조하며, 현재의 상황이 통계학적으로 중요한 교훈을 부여한다고 언급했다.
이번 금값 폭락의 배경에는 FOMO(놓치기 두려운 심리) 확산이 자리 잡고 있다. 최근 투자자들이 금 관련 주식, 실물 금괴, 토큰화된 금 자산에 대한 노출을 급격히 늘리면서 ‘금 열풍’이 과열됐으며, 이로 인해 되돌림 현상이 더욱 가속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금 가격의 급격한 하락은 또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 불확실성, 글로벌 금리 동향, 미 달러 움직임 등과 연관이 있으며, 이러한 요인들이 향후 대표 안전자산에 대한 시장 신뢰 구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금이라는 전통적인 안전자산이 이틀간에 걸쳐 막대한 시가총액을 잃은 사건은 많은 투자자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으며, 향후 금 시장의 회복 여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