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금값이 온스당 4,475달러(약 664만 원)로 급등하면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서의 귀금속의 중요성이 다시금 부각되고 있으며,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이라는 명칭에 대한 신뢰를 잃고 있는 형국이다.
이번 귀금속 가격의 급등은 시장에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실물 자산으로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금가는 지난 주 동안 2% 이상 상승하며 기록을 갱신했으며, 은가격도 온스당 70달러(약 10만 원)에 가까워지며 역사적인 고점을 나타냈다. 반면, 비트코인은 한때 9만 달러(약 1억 3,358만 원)를 넘어섰지만, 현재는 8만 8,000달러(약 1억 3,051만 원)로 다시 하락하였다.
산업 분석업체 바이트트리는 “은의 장기적인 가격 흐름이 비트코인 수익률을 위협할 정도로 상승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비트코인의 ‘디지털 금’ 내러티브가 금과 은의 상승세에 밀리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바이트트리는 귀금속 상승세가 꺾일 경우 비트코인이 다시 주도권을 찾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인공지능(AI) 관련 성장주들은 자본 유입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은 최근 에너지 인프라 기업 인터섹트를 약 47억 5,000만 달러(약 7조 493억 원)에 인수하며 데이터센터 확장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경향은 고성능 컴퓨터(HPC) 용도로 사업 방향을 전환한 일부 비트코인 채굴 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캐나다의 비트코인 채굴기업 헛8(Hut 8, HUT)은 데이터센터 임대 계약 체결 후 목표주가가 상향 조정되면서 주가가 하루 만에 17% 상승하였다. 헛8은 전통적인 채굴에서 벗어나 고성능 연산 능력을 AI 인프라 사업에 활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하지만 금주에는 약 274억 달러(약 40조 6,693억 원) 규모의 비트코인과 이더리움(ETH) 옵션 계약 만기가 예정되어 있어 시장에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 이는 단기적인 가격 변동성과 함께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시장은 단순한 위험 회피보다 자산 간 이동이 두드러지고 있으며, 기관투자자들이 자산을 철수하는 것이 아니라 금과 은, 그리고 확장성이 큰 AI 관련 성장주로 자금을 재배치하는 흐름이 명확히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비트코인은 분명한 촉매를 찾지 못한 채, 방향을 잃고 갈팡질팡하고 있다.
헛8과 같은 일부 채굴기업이 AI 인프라로 사업 모델을 전환하는 현상은 암호화폐 채굴 산업 전반에 구조적인 변화가 시작될 신호로 보여진다. 만약 채굴 중심 기업들이 고성능 연산 자산을 활용해 더 안정적이고 수익성 있는 비즈니스 모델로 변화한다면, 이는 향후 암호화폐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 전망된다.
결론적으로, 현재 금, 은, AI 관련 주식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비트코인은 그 상대적인 열위에 처해있다. 투자자들은 안전과 성장을 추구하며 자산을 재편성하고 있으며, 비트코인은 그 경계에서 또 다른 기회를 모색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