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과 주요 국책은행의 수장들이 잇따라 임기를 마치면서 금융당국의 공백 상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6일 3년의 임기를 마쳤으며, 후임이 정해질 때까지 이세훈 수석부원장이 직무대행을 맡는다. 동시에 한국산업은행을 이끄는 강석훈 회장과 한국수출입은행의 윤희성 행장의 임기 역시 각각 6일과 다음달 26일에 종료되어 금융 당국의 리더십이 약화될 위험이 있다.
특히 최근 미국의 관세 정책과 원화 환율 변동성이 커짐에 따라 급변하는 대외 경제 환경에 대한 대응력이 저하될 것으로 보인다. 각 기관이 대행 체제로 전환됨에 따라 시급한 금융 현안이나 타 부처와의 협력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 적절한 체계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F4 회의라는 금융·외환 회의체는 기획재정부 장관, 한국은행 총재,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이 모여 거시 경제와 금융 현안을 논의하는 중요한 자리다. 그러나 이 회의체의 정상적인 운영 또한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현재 기획재정부에서 김범석 1차관이 장관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상황이며, 곧 금감원까지 대행 체제로 전환됨에 따라 금융 정책을 수립하는 데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지난해 7월에 취임한 김병환 금융위원장도 조기 퇴임 가능성이 점쳐지며, 이는 금융 정책 결정 과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한국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은 첨단산업기금 법제화와 중형 조선사 지원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기 때문에 긴급한 대응이 필요하다.
한 경제 관료는 “주요 금융당국과 기관의 수장 공백 상태가 계속되면 새로운 정부가 금융 정책을 수립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신속한 인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새로운 정부의 금융 정책 일관성과 실효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금융 당국과 시장의 안정성을 위해 조속한 대책 마련이 필수적이다.
앞으로도 금융 및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안정적인 리더십 확보는 금융 시스템의 신뢰성 유지에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새로운 수장들이 적시에 지정되고, 이러한 공백이 최소화되는 것이 금융시장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