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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4대 금융지주사인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그리고 우리금융이 전년도 역대급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가에 대한 기대가 커졌으나, 결과적으로 혼란스러운 시장 반응이 나타났다. 특히, KB금융은 처음으로 연간 당기순이익 5조원을 초과했음에도 불구하고, 발표 이틀 후 주가는 12.4% 하락하며 8만원 선까지 무너졌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 역시 각각 3.3% 및 1.1% 하락하며 주가가 소폭 떨어졌다. 반면 조금된 성적을 기록했던 우리금융은 비과세배당을 앞세우며 주가가 10.8% 상승해 주목을 받았다.
기업 실적이 양호할 경우 주가가 상승하는 것은 일반적인 법칙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번에 KB금융은 예상과 정반대의 결과를 보임으로써 시장의 우려를 반영했다. NH투자증권의 정준섭 애널리스트는 KB금융의 가중위험자산 관리가 경쟁사에 비해 부족하고, 주주환원 전망이 불투명한 점이 주가 하락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KB금융이 발표한 자사주 매입 규모가 당시 예상보다 적어 시장의 실망이 이어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에 대한 시장 반응 역시 그리 긍정적이지 않았다. 두 회사 모두 호실적을 보고했지만, KB금융과 비교할 때 강력한 주가 상승세를 보이지 못했다. 신한금융은 계열사 신한카드의 부진이 주목받았고, 하나금융은 기타 계열사의 성장이 약해 전체 실적에 부담을 주었다. 그러나 두 회사의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하지는 않았다.
서로 다른 결과를 나타낸 우리금융은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반전의 주인공이 되었다. 비록 은행 부문에서 늘 4위 자리에 머물러 있던 우리금융이지만, 이번 실적 발표에서 내놓은 비과세배당이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일반적으로 다른 금융지주사의 주주환원이 비슷한 수준에서 이뤄지는 가운데, 우리금융의 이례적인 비과세 배당은 투자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수익률과 배당 비중 모두 상당히 높았기 때문에, 비과세 혜택은 더욱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애널리스트들은 이와 같은 비과세 배당의 영향으로 개인 주주들에게는 세금 감면 효과가, 법인 주주에게는 법인세 과세 이연 효과가 발생할 것임을 언급하며 우리금융의 포지션에 관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결국, 주주환원책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과 시장 반응은 향후 금융지주사들의 전략에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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