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하는 코스피에 대한 불신…9조원 매도 후 서학개미로 변신한 개인 투자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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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급등한 코스피 시장에서 대규모 매도를 단행하고, 대신 미국 주식 시장으로의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6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 시장에서 9조895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는 지난달 30억원의 순매수에서 크게 변화한 수치로, 삼성전자를 포함한 주요 종목에서의 매도가 두드러진다. 이달 가장 큰 매도량을 기록한 삼성전자는 6조9684억원, SK하이닉스는 1조6532억원의 순매도가 발생했다.

반면, 미국 주식 시장에 대한 투자 열기는 급증하고 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3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27억1230만달러(약 3조7972억원)에 달해, 지난달 전체 거래일의 6억4190만달러 대비 4배 이상 증가하였다. 이러한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 증가세는, 사람들이 국내 주식의 불확실성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이달 1일부터 23일 간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미국 주식은 비트마인으로 2억5835만달러에 이르고, 그 뒤로 오라클(2억1336만달러), 아이렌(1억8215만달러), 엔비디아(1억7318만달러), ETHU(1억5353만달러) 등이 뒤따르고 있다. ETHU는 이더리움 가격 상승폭의 2배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로, 최근 가상화폐 수요 증가로 인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와 같은 변화는 미국 증시에서의 상승세와 기술주 중심의 투자 분위기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테크 업종이 미국 증시에서 상승함에 따라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투자도 증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해석은 국내 시장에서의 차익 실현이 미국 시장으로의 투자 전환으로 이어졌음을 나타내지만, 뚜렷한 인과관계가 관찰되지 않은 점은 주목할 만하다.

더불어, 미국 시장에 투자하는 국내 ETF에도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 코스콤 ETF CHCEK에 따르면, S&P500지수를 추종하는 TIGER 미국S&P500에는 지난 한 달 간 3899억원, 나스닥100을 추종하는 KODEX미국나스닥100에는 1492억원이 유입되었다. 이처럼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매도한 자금을 미국 주식 시장에 재투자하는 경향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의 동향은 국내 외환 시장의 흐름과도 맞물려, 개인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투자 전략이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이러한 해외 자산으로의 분산 투자 전략은 포트폴리오 리스크를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겠지만, 그 과정에서 충분한 분석과 시장의 변동성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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