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진행된 설문조사에 따르면, 주요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중 약 70%가 행동주의 펀드의 활동에 대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으며, 상법 개정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매일경제 레이더M’의 조사에 따르면, 41개 기업 중 63.4%인 26곳이 내년 행동주의 펀드의 활동이 올해보다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CEO들은 집중투표제 의무화와 같은 상법 개정이 기업의 주주총회에서 행동주의 펀드의 제안이 활발히 진행될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으며, 이로 인해 다소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는 응답이 56.1%에 달했다. 심각한 위기감이 있다는 기업도 14.6%를 기록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위기감의 주된 이유는 무엇일까? 상법 개정의 일환으로 집중투표제가 도입됨에 따라 주주환원 확대 요구 및 경영 의사결정에 대한 방해 우려가 기업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 정부는 상법 개정안을 통해 이사의 충실 의무를 확대하고 있으며, 추가적인 개정안도 추진 중이다.
올해 초 주주총회에서 행동주의 펀드가 실제로 요구사항을 관철한 사례가 있던 만큼, 기업들은 실질적인 위기를 인식하고 있다. 예를 들어, 태광산업은 행동주의 펀드의 요청에 따라 자사주 기반 교환사채 발행을 중단했고, 파마리서치는 인적 분할 계획을 포기하는 등의 결정을 내렸다.
외국계 펀드도 한국 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돌턴인베스트먼트가 지난해 콜마홀딩스 주총에서 이사회에 진입한 사례와, 홍콩의 오아시스매니지먼트가 한국 사무소를 설립한 것 등이 그 예이다. 이에 따라 내년 기업들이 직면할 주주제안은 과거와는 차별화된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설문에 응답한 CFO들은 상법 개정이 주주가치 제고에 미치는 효과에 대해 제한적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 이유로 과도한 주주 친화 정책으로 인해 기업의 연구개발 및 설비투자(CAPEX) 축소가 우려된다고 응답한 경우가 72.7%에 달했다. 또한, 신사업 및 인수·합병(M&A) 확장의 어려움과 경영권 방어 비용 증가 등의 우려도 높았다.
반면 상법 개정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응답한 CFO들 역시 있었다. 외국인 및 기관 투자자 유입, 이사회 독립성 증가, 자사주 매입 확대 등이 그 이유로 제시되었다.
기업공개(IPO) 전망도 주목할 만하다. 내년 IPO 시장은 올해와 유사할 것이라는 전망이 51.2%에 달했으며, 특히 상장 기대 기업으로는 토스(비바리퍼블리카) 등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 기업이 대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전문가들은 많은 대기업들이 이사회 구성을 선제적으로 변경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변화의 조짐을 감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향후의 기업 움직임이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