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22일(현지시간) 한미 관세협상이 최종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워싱턴 D.C.의 덜레스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양국이 지난 몇 주간 매우 생산적이고 건설적인 논의를 진행해왔으며, 협상은 거의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다”라고 전했다.
이번 방미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함께 진행되었으며, 지난 16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의 회담 이후 이뤄졌다. 김 정책실장은 협상 내용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한 후 추가 논의를 위해 재차 미국을 방문하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협상에 대한 진전 여부에 질문이 이어지자, 김 실장은 “많은 주제에서 의견이 상당히 가까워졌고, 한두 가지 주제에서는 큰 입장 차가 남아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의 잠정 합의가 논의 과정에서 후퇴할 가능성이 있어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으며, 이번에 미국 측이 우리 입장을 진지하게 이해해준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협상의 핵심 쟁점은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 구성과 관련이 있다. 한국은 직접 투자 비율을 낮추고 투자 기간을 최대한 연장하려는 입장을고수하는 반면, 미국 측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임기 동안 현금 투자를 최대한 확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미국 측에서 기존 입장을 일부 완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투자 기간의 확대와 관련해서는 우리가 감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진행해야 하며, 한국 외환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한국은행이 제시한 대미 투자 시 외환시장 안정성 기준인 연 150억~200억 달러에 대해서도 “각 기관과 미국 측 모두가 분석을 진행하고 있어 이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 정책실장과 김 장관은 러트닉 장관과의 최종 담판을 마친 뒤 애틀랜타를 경유하여 귀국할 예정이다. 김 장관은 “마지막 쟁점들이 남아있기 때문에 화상보다는 대면 회의가 더욱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이번 방미의 배경을 설명했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 7월 말 큰 틀의 무역 합의에 이르렀으나, 대미 투자 패키지의 세부 사항에서 차이를 보여 협상이 완료되지 않았다. 따라서 오는 주말 한국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최종 합의 문서화를 위한 마지막 조율이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