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항일전쟁 승리 80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하기로 결정하면서, 그는 권력 유지 이후 처음으로 다자 외교 무대에 나서게 된다. 이번 행사에 대해 외신들은 김 위원장의 참석을 여러 가지 의미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그가 집권 이후 처음으로 참여하는 다자 회의라는 점이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28일 기념 활동에 참석할 외국 정상 명단을 발표하며, 김정은을 포함해 26명의 국가 원수가 초청받았다고 밝혔다. BBC는 김 위원장의 결정이 ‘획기적’이라고 평가하며, 그의 중국 방문은 2019년 이후 무려 6년 만에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전했다. 김 위원장의 참석은 북한 지도자가 중국의 열병식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66년 만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CNN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 명단에서 김정은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상단에 위치하고 있다고 보도하였다. 이들은 독재정권을 이끄는 지도자들로, 베이징 톈안먼 성루 위에서 나란히 서서 단체 사진을 찍으며 단결 의지를 보여줄 무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러한 장면은 국제 사회에 김정은과 같은 나라들은 결속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게 된다.
또한, 뉴욕타임스는 이번 행사에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미얀마, 이란, 쿠바 등 여러 국가의 정상들이 참여한다고 설명하면서, 김 위원장이 다국적 외교무대에 처음으로 등장하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그가 그간 다자 외교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김 위원장이 2011년 집권 이후 처음으로 다자 외교 무대에 나선다는 점을 강조하며, 그는 그동안 양자 회담만 진행해온 것과 대조된다고 보도하였다.
김정은의 참석은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중국이 최대 무역 상대국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년간 북한이 러시아와의 관계 강화를 중시하면서 북·중 관계의 유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북한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의 협력을 다시 강화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더불어, 김 위원장의 참석 결정은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전략으로도 분석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최근 김정은과의 대화 의향을 시사하는 가운데, 김 위원장이 시 주석과의 관계를 통해 북·미 협상에서 유리한 입장을 점하고자 할 가능성이 있다. 이화여대의 레이프-에릭 이슬리 교수는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며, 김정은이 시 주석과의 관계를 개선함으로써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대화를 재개하려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결론적으로, 김정은의 이번 열병식 참석은 단순한 행사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북한의 외교적 입지를 강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가능성이 크며, 이는 국제 사회에서의 그의 존재감을 더욱 부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