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김 생산 기업 M&A가 예상만큼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검은 반도체’라고도 불리는 김의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공급이 그에 미치지 못하면서 시장 성장성에 제약이 발생하고 있다. 투자은행(IB) 관계자들에 따르면, 성경식품의 최대주주인 어펄마캐피탈은 리파이낸싱을 추진 중이며, 이 규모는 약 1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020년에 진행한 리파이낸싱 만기가 올해 말로 다가옴에 따라 자금 조달에 대한 필요성이 커진 결과이다.
매각이 예상보다 지체되면서 기존 인수금융 투자자 중 일부는 이번 리파이낸싱 과정에서 자금을 회수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보인다. 성경식품의 인수 후보에는 농심, 삼천리, 삼화식품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최근에는 한 사모펀드(PEF) 운용사도 관심을 보였지만 결국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카무르PE의 포트폴리오인 만전식품 역시 매물로 거론되고 있지만, 본격적인 투자금 회수 절차는 시작하지 않은 상태이다.
또한, 광천김과 관련된 매각설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지만, 적절한 원매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재 광천김은 약 3000억에서 4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11~12배의 EV/EBITDA 멀티플을 적용할 계획이다. 김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성장성이 정체된 모습이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한국의 김 수출량은 최근 2년 연속으로 1조원대를 기록하며 세계 시장에서 7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생산 기반 유지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해양수산부의 발표에 따르면, 한국의 김 양식 어장 면적은 약 6만4000헥타르로, 한국 전체 바다 면적의 약 1%에 해당하며 이는 10여 년 전 수출량이 3000억원에 불과했을 시점과 비슷한 수준이다.
2027년까지 어장 면적을 약 7만헥타르로 확대할 계획이지만, 현재의 수요 증가량에는 절대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이다. 특히 어촌의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인해 양식장에서의 노동력 문제도 제기되고 있어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원료인 물김 가격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원자재 비용 상승이 국내 소비재인 김의 판매가에 즉시 반영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소비자들의 반발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김 산업의 미래는 안정적인 공급망 확립과 지속적인 투자 유치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