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경제력은 필요 없지만, 안정된 남성이 필요하다”…고소득 여성들의 내면 이야기

[email protected]



싱가포르에서 46세의 사업개발 매니저인 조앤 펭은 월평균 1만8000 싱가포르 달러(약 1800만 원)를 벌고 있지만, 지금까지 경제적으로 자신보다 성공한 남성을 만나지 못했다. 그녀는 “내가 경제적으로 안정되어 있고, 남자가 나에게 금전적인 지원을 기대하지 않는다면 괜찮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관계에서 ‘여성다움’을 잃고 감정적인 필요를 간과하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심리학자인 알로이셔스 테이는 “한쪽이 재정적인 부담을 과도하게 지게 되면 정서적으로 소모될 수 있다”며, 경제적 역할에 대한 사회적 기대가 여성을 더 힘들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 방송 CNA는 고소득 여성의 사랑과 재정에 관한 이야기를 집중 조명했다. 23년을 함께한 제시카 림(41·커뮤니케이션 매니저)은 “재정에 대한 접근 방식이 더 중요하다”며, 내 남편과 나의 지출 및 저축 습관이 비슷하다고 전했다. 금융업 종사자인 에이미 앙(35)은 “남성이 벌이가 적더라도 감정적 안정감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소득 차이가 크지 않으면서도 재정 계획이 체계적인 사람과의 관계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테이 심리학자는 “관계의 성공은 소득보다 상호 존중과 공유 가치가 더욱 중요하다”며, 서로의 기여를 인정하는 태도가 중심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이혼한 펭은 다음에는 자신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자신보다 더 나은 경제적 상태의 남성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그녀는 “남자의 돈은 필요 없지만, 돈 있는 남자는 필요하다”며, 재정적 안정은 파트너십의 효과적인 기반이 되는 마인드셋의 지표라고 설명했다. 그녀에게 있어 돈은 단순한 안전과 권력의 상징이 아닌,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이해하는 태도의 결과라 여겨진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싱가포르에서 상향 결혼의 기대가 강하지만, 고소득 여성을 단순히 까다롭게 여길 것이 아니라 자기 보호적인 태도로 이해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심리학자 테이는 “어떤 여성들은 자신의 경제적 성공이 연애 시장에서의 매력을 저하한다고 느끼며, 덜 성공한 남성과의 관계에서 남성의 불안정감이 문제를 일으킬 것을 우려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 상황이 모든 것을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데이팅 코치 헤일리 퀸은 “남성이 성공한 여성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최우선 기준이 아닐 뿐”이라고 지적하며, 올바른 관계는 목표 달성을 위한 지지와 안정감을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성공은 남성과 여성, 나아가 사회가 그것을 어떻게 수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평가된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