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애니메이션 ‘너자2(Nezha2)’의 영어 더빙판이 북미 개봉에서 기대 이하의 성과를 기록하며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흥행을 등에 업고 홍보 전략을 세웠지만, 두 작품 간의 시너지 효과는 부재한 것으로 보인다.
25일 영화흥행 집계 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너자2’ 더빙판은 지난 22일 북미 2228개 상영관에서 개봉하였다. 첫날 티켓 판매 수익은 69만5505달러(약 9억6400만원)에 불과했고, 주말 동안의 수익도 각각 48만6854달러(약 6억7490만원) 및 36만5140달러(약 5억620만원)로 하락세를 보였다. 개봉 3일 만에 상영관당 평균 수익이 163달러(약 22만원)로 떨어지며, 실망스러운 성적을 나타냈다.
반면, 같은 기간 ‘케데헌’은 북미 1700개 상영관에서 이틀 동안 1800만달러(약 249억원)의 수익을 올리며 넷플릭스 영화 최초로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케데헌’은 K팝 걸그룹 ‘헌트릭스’를 중심으로 악령으로부터 인간 세계를 지키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6월 20일 공개 이후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 신화의 영웅 신 ‘너자’를 주인공으로 한 ‘너자2’는 중국 내에서 3억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신기록을 세운 적이 있으나, 이번 영어 더빙판은 자막판으로 이미 상영된 경험이 있어 새로운 관객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월 자막판 개봉 당시에는 2085만달러(약 289억원)를 기록했으나, 영어 더빙판의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흥미롭게도 개봉 전후로 SNS에서는 ‘케데헌’의 캐릭터와 ‘너자2’ 주인공을 연계한 다양한 합성 이미지와 영상이 공유됐다. “케데헌의 조이와 너자는 절친”이라는 컨셉의 콘텐츠가 제작되어 인기를 얻기도 했으나, 이러한 마케팅 전략이 실제 관객 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레딧과 같은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내용이 매력적이지 않다”, “이미 자막판이 개봉된 작품이라 새로운 것이 없다”, “지금은 케데헌에 관심이 쏠리는 시기”라는 의견들이 주를 이뤘다.
결국 ‘너자2’ 더빙판은 고유의 매력을 발산하기에 충분한 요소가 부족했던 것으로 평가되며, “케데헌”의 역풍에 영향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반대로, ‘케데헌’은 전 세계적으로 K팝 문화에 대한 열풍을 타고 독창성과 흥미를 끌어내며 지속적인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