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총리 딕 스호프가 차량용 반도체 생산 기업 넥스페리아를 둘러싼 중국과의 갈등과 관련해 해결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스호프 총리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며칠간 네덜란드와 중국의 경제장관이 이 문제를 논의하였으며 몇몇 EU 회원국과도 대화가 이루어졌다”라고 전했다. 그는 “상황이 조속히 해결되어 차량용 반도체 산업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넥스페리아는 네이메헌에 본사를 둔 기업으로, 중국의 스마트폰 조립업체인 윙테크가 2019년에 36억 달러를 투자하여 인수한 기업이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네덜란드 정부는 넥스페리아의 경영 관리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상품 가용성 법’을 최초로 발동하여 비상 조치를 내렸다. 이 조치로 인해 장쉐성 윙테크 회장이 넥스페리아의 지배권을 상실하게 되었다. 네덜란드 정부는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할 경우 민간 기업의 이사회 결정을 무효화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법률을 활용하였다.
일부에서는 이번 조치가 넥스페리아 제품의 미국 수출 조건으로 장 회장의 경영권 박탈을 요구한 미국의 압박을 수용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강력히 반발하며 넥스페리아의 중국 내 생산공장들과 하청업체들의 제품 수출을 금지하겠다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넥스페리아 제품의 80% 이상이 중국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유럽 자동차 업계에서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의 불안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스호프 총리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망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속적인 대화와 협의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네덜란드와 중국 간의 경제적 관계를 유지하며, 이번 사태로 인한 산업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갈등은 넥스페리아 뿐만 아니라 전 세계 반도체 공급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심각한 사안으로, 전문가들은 향후 양국 간의 협력과 이해가 이러한 사태를 해결하는 데 핵심적이라고 보고 있다. 결국,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정치적, 경제적 대화가 이루어지는 것이 가장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