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화학상은 ‘금속-유기 골격체'(Metal-Organic Frameworks, MOF)의 혁신적인 구조를 개발한 과학자 3명이 수상하게 되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8일(현지 시간) 이와 관련된 공식 발표를 통해 일본 교토대학교의 기타가와 스스무 교수(74세), 호주 멜버른대학교의 리처드 롭슨 교수(88세), 미국 UC버클리대학교의 오마르 M. 야기 교수(60세)를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MOF는 금속 이온과 유기 분자가 결합하여 이루어진 다공성의 결정 구조로, 그 내부에는 미세한 구멍이 있어 다른 분자들이 자유롭게 통과할 수 있는 특성이 있다. 이러한 독특한 구조 덕분에 MOF는 탈수 지역에서 공기 중의 수분을 추출해 물을 생산하거나,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기술 등 여러 획기적인 응용이 가능하다. 이는 현재의 기후 위기 대응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하이너 링케 노벨화학위원회 위원장은 MOF의 잠재력에 대해 “금속-유기 골격체는 엄청난 가능성을 지니고 있으며, 새로운 기능을 가진 맞춤형 물질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이 기술이 과거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벨위원회는 롭슨 교수가 1989년에 구리 양이온을 기반으로 한 MOF 구조를 개발했으며, 이는 다이아몬드와 유사한 형태지만 내부에 빈 공간이 많아 더욱 복잡한 성질을 지녔다고 밝혔다. 그러나 초기의 MOF 구조는 불안정하여 쉽게 붕괴되는 단점이 있었다. 이어서 기타가와 교수는 이 구조 내부의 기체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특성을 입증하였으며, MOF를 유연하게 만드는 가능성도 보여주었다. 마지막으로 야기 교수는 더욱 튼튼하고 안정적인 MOF 구조를 고안하여 이러한 연구의 기초를 마련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전 세계 화학자들에게 영감을 주었고, 수많은 새로운 MOF가 개발되면서 탄소 포집, 물 부족 문제 해결, 환경 정화 등 인류가 직면한 큰 도전에 대응할 수 있는 기초가 되었다. 특히 기타가와 교수의 연구는 그의 모교인 일본에서 화학 분야의 최근 성과로, 이는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사카구치 시몬 일본 오사카대학교 석좌교수와 함께 일본 학자들의 기쁨을 더했다.
각 수상자들은 총 1,1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6억 4천만 원)의 상금을 동등하게 나누어 받을 예정이다. 한편, 노벨위원회는 생리의학상, 물리학상에 이어 화학상의 수상자 발표를 진행했으며, 문학상, 평화상, 경제학상 수상자는 각각 9일, 10일, 13일에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