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증시는 7일(현지시간) 상호관세 발표 첫날, 다소 혼조세로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관세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했고, 투자자들은 무역 불확실성보다는 주가 상승에 따른 일부 차익 실현에 집중했다. 반도체에 대한 관세 예외 조치가 예상보다 광범위하게 적용되면서 관련 주식이 반등하여 나스닥 지수는 소폭 상승했다.
이날 블루칩 중심의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24.48포인트(0.51%) 하락한 4만3968.64로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5.06포인트(0.08%) 내린 634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73.27포인트(0.35%) 오른 2만1242.7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S&P500과 나스닥 지수가 상승세를 보였으나, 최근 상승세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상승폭을 줄이거나 하락세로 전환하였다.
시장에서 관심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반도체 관세 예외 조치에 집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으로 들어오는 반도체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하면서도, 미국 내 생산 능력을 갖춘 기업에는 관세를 면제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결정은 반도체 관련 주식의 상승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반면, 이날 시행된 국가별 상호관세에 대해서는 투자자들이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아메리프라이즈의 앤소니 새글림베네 수석 시장 전략가는 “관세와 무역에 관한 여러 복잡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으며, 시장은 경제나 기업의 이익에 즉각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으면 관세 문제를 잠시 제쳐두는 경향이 있다”며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은 가을에 들어서야 본격적인 경제 지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고용 지표에서 둔화 조짐이 보이며 투자자들의 주요 관심사가 되고 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청구하는 사람 수는 7월 20일부터 26일 기준으로 197만 4000건으로, 전주 대비 3만 8000건 증가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195만 건을 크게 웃도는 수치로, 2021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늘어났으며, 이러한 흐름은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주저하게 되는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임시 이사직에 스티븐 미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을 공식 지명했다. 미란 위원장은 최근 사퇴한 아드리아나 쿠글러 Fed 이사의 후임으로, 2026년 1월까지 활동할 예정이다. 이는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투표권자 중 ‘친 트럼프’ 인사가 증가하며, 금리 인하 주장이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미 국채 금리는 소폭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1bp(1bp=0.01%포인트) 오른 4.24%를 기록하고 있으며,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3bp 상승한 3.73%를 나타내고 있다. 개별 종목에서는 미 중장비 업체 캐터필러가 관세 정책의 영향에 대한 우려로 2.47% 하락한 반면, 반도체 관련주인 AMD는 5.69%, 엔비디아는 0.75%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