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증시가 26일(현지시간) 약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리사 쿡 미 연방준비제도(Fed) 이사를 전격 해임한 영향으로, 시장의 투자 심리가 위축된 탓이다. 이번 해임은 Fed의 112년 역사상 최초로 이사 해임 사례로 기록되며,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위협받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오전 9시47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3.5포인트(0.03%) 하락해 4만5268.97을 기록하고 있으며,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5.86포인트(0.09%) 하락한 6433.46으로 거래되고 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41.073포인트(0.19%) 떨어져 2만1408.219에 거래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쿡 이사를 해임한다는 서한을 자신이 만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발표했으며, 그 근거로 주택담보대출 사기 의혹을 언급하면서 “금융 사안과 관련된 기만적이고 범죄적 행동 때문에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쿡 이사는 “해임 사유와 권한이 없으며, 사임하지 않겠다”며 반발했고, 해임 명령의 중단을 요청하는 가처분 소송을 제기할 의사를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의 Fed 재편 시도가 분명해지자 시장에는 경계감이 커졌다. 투자자들은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훼손될 것이란 우려로 인해 미 달러와 30년물 국채의 가격 하락을 보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전일 대비 0.19% 하락한 98.135를 기록했으며, 30년물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2bp(1bp=0.01%포인트) 오른 4.91%에 도달했다. 반면, 금리 인하 성향의 인사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되는 Fed의 정책 방향에 따라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 금리는 3bp 하락한 3.69%를 기록하고 있다.
AJ 벨의 러스 몰드 투자 이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Fed에 개입하고 독립성을 위협하는 모습을 투자자들은 좋지 않게 보고 있다”며 “쿡 이사를 축출하려는 움직임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정책에 맞는 이사를 선임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주 시장에서는 오는 29일에 발표될 7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지표는 제롬 파월 Fed 의장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직후 발표되는 중요한 경제 지표로, 특히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물가지수의 7월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2.9%로 예측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6월의 2.8%보다 높은 수치로, 물가가 예상치를 준수할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인공지능(AI) 분야의 슈퍼스타인 엔비디아는 27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으며, 28일에는 델과 마블의 실적도 공개될 예정이어서 기대가 모인다.
이러한 시장의 동향에도 불구하고, 바이털 놀리지의 애덤 크리사풀리 설립자는 “쿡 이사에 대한 뉴스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빠르게 회복될 것이며, 엔비디아 실적과 PCE 물가, 고용 지표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하지만 Fed의 독립성이 훼손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은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