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로 인해 뉴욕증시의 대표 지수인 S&P500이 하루만에 6% 급락하는 충격을 겪었다. 이는 2000년 4월의 닷컴 버블 붕괴와 2001년 9·11 테러 이후와 비교해도 더욱 큰 하락폭으로, 시장의 심리적 충격이 상당함을 나타낸다.
특히, 기술주를 포함한 경기순환주와 방어주 역시 전방위적으로 폭락하면서, 지난 이틀 동안에만 6조6000억 달러(약 9646조 원)의 시가총액이 사라졌다. 이러한 시장 상황은 올해 초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약 11조1000억 달러(약 1경6223조 원)의 기업 가치를 증발시켰음을 보여준다. 4일 기준으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5.50% 하락하여 38,314.86에 마감하였고, S&P500 지수는 5.97% 떨여진 5074.08, 나스닥 종합지수는 5.82% 하락하여 장을 마쳤다.
이 같은 폭락은 팬데믹 충격이 있었던 2020년 3월 16일 이후 가장 큰 일일 낙폭으로 기록되었으며, 닷컴 버블 및 9·11 테러 당시보다도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기술 대기업인 애플과 엔비디아는 각각 15.86%와 14.58% 하락하며 시장의 위축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외에도 테슬라와 메타, 즉 Facebook의 모회사 역시 큰 폭으로 하락하여 전체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이번 하락세가 시작에 불과할지도 모른다고 경고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는 최근의 증시 강세가 끝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며,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정책을 쉽게 철회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앤젤레스 인베스트먼트의 마이클 로젠 최고투자책임자는 무역 정책의 불확실성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부정적이라고 주장했다.
시장의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는 것은 시카고옵션거래소의 변동성지수(VIX)로, 이는 5일 기준으로 45.31에 달하며 하루 만에 51% 증가하였다. CNN의 공포·탐욕지수도 한자릿수인 4로 하락하여 극심한 공포의 구간을 반영하고 있다. 월가에서는 경기 침체가 거의 확실하다고 진단하며, 이번 사태는 스스로 초래한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앞으로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뉴욕증시의 최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특히, 중국이 미국에 보복관세를 부과할 경우, 시장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수석투자책임자는 높은 관세가 지속되면 경제위축 가능성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JP모건은 세계 경제 침체 가능성을 40%에서 60%로 상향 조정한 상황이다.
국내 증시 역시 이런 뉴욕증시의 하락세가 전이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삼성전자의 1분기 잠정 실적 발표와 9일 공개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 10일 발표될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등은 향후 시장 방향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