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서 친자녀인 남매를 살해한 후 시신을 여행 가방에 담아 유기한 혐의로 기소된 한인 여성 이모씨(44)가 법정에서 자신의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하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이 사건은 2018년 발생했으며, 오클랜드 법원에서 진행 중인 1심 재판에서 이씨는 암울한 심리 상태에서 범행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씨는 자신이 당시 어린 남매에게 항우울제를 복용시키는 과정에서 잘못된 용량을 제공했음을 인정하고, 잠에서 깨어났을 당시 남매가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변호인은 2017년 남편이 암으로 세상을 떠난 뒤 이씨가 겪었던 수면장애와 어지럼증으로 인해 항우울제를 처방받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씨의 주장은 사건의 본질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법정에 출두한 법의학자 사이먼 스테이플스는 이씨의 남매 시신이 발견됐을 당시 심각하게 부패한 상태였으므로 항우울제가 직접적인 사인이라고 단정짓는 것은 어렵다고 발언했다. 그러나 그는 항우울제가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데 작용했을 가능성을 언급하며, 사망 원인에 대한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은 이씨가 2018년 6월에서 7월 사이에 당시 9살 딸과 6살 아들을 살해한 후 시신을 여행 가방에 넣어 오클랜드의 창고에 유기하고 한국으로 도피한 것이 그 배경이다. 2022년, 더 이상 창고의 임대료를 지불할 수 없던 이씨는 그로 인해 창고에 보관된 물품이 온라인 경매에 붙여지게 되었고, 낙찰받은 사람이 가방에서 남매의 시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후 경찰에 신고되면서 이씨는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었고, 같은 해 9월 울산에서 검거되어 뉴질랜드로 강제 송환됐다.
현재 이씨 재판은 앞으로 3주 가량 진행될 예정이며, 그녀의 주장이 어떻게 입증되고 결정될지가 주목된다. 한국에서 태어난 이씨는 뉴질랜드로 이민을 와 시민권을 취득한 이력이 있다. 사건 전개에 따라 사회적 여론과 법적 결과가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