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부터 상장기업들은 사업보고서에 육아휴직 사용률을 공식적으로 기재해야 하며, 이에 따라 코스피 상장사들의 육아휴직 사용률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전자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2022년 34.5%에서 2024년 39.5%로 소폭 상승했으며, 남성 직원의 사용률이 8.3%에서 13.6%로 증가한 것이 주효한 요소로 작용했다. 여성 직원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비슷한 수준인 97.0%에서 97.8%로 소폭 증가에 그쳤다.
또한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또한 같은 기간 동안 육아휴직 사용률이 각각 23.8%에서 31.7%, 28.0%에서 34.0%로 크게 개선됐다. 흥미로운 점은 LG에너지솔루션에서 여성 직원의 사용률이 감소한 반면, 남성 직원의 사용률은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는 남성 직원들의 육아휴직 사용에 대한 인식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모든 기업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난 것은 아니다. SK하이닉스는 2022년 7.8%의 육아휴직 사용률에서 2024년에는 6.6%로 감소하였으며, 현대차 또한 17.0%에서 15.0%로 떨어졌다. 이는 기업의 문화나 내부적인 저항이 여전히 문제가 될 수 있음을 나타낸다.
코스닥 상장사 중에서 눈에 띄는 성장은 알테오젠이다. 이 기업은 육아휴직 사용률이 2022년 0.0%에서 2024년 28.6%로 급등하였다. 이는 직원 수가 154명인 상황에서 남성과 여성 각 3명이 육아휴직을 사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반면,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는 여전히 낮은 육아휴직 사용률을 보이며, 각각 2.0%에서 6.8%로, 1.0%에서 4.0%로 개선되었지만 여전히 저조한 수준이다. HLB와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지난 3년간 육아휴직 사용률이 0%로, 인력 이탈을 방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기업공시 서식을 개정하여 상장기업의 남녀 육아휴직 사용률을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한 정책을 시행하였다. 이는 기업들이 육아휴직과 관련한 정책을 더욱 투명하게 운영하도록 압박하고 있으며, 앞으로의 변화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육아휴직 사용률은 해당 연도에 출생 자녀를 둔 직원들 중 출생일 1년 이내에 육아휴직을 사용한 직원 수의 비율로 계산된다. 이와 같은 데이터 공개는 기업의 육아휴직 정책을 평가하고 개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이러한 변화가 감사 및 보상 시스템과 결합되어, 근로자들이 육아휴직을 사용하기에 보다 나은 환경이 조성될 수 있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