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자회사 상장이 어려워지며 자금 조달에 비상 상황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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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개정된 상법에 따라 대기업들이 자회사를 상장하여 자금을 조달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상장을 전제로 사모펀드(PEF)에서 자금을 유치한 대기업들은 이 법 개정으로 인해 자금 운용에 비상이 걸렸다. 18일 자본시장에 따르면, 주요 대기업 집단 비상장 계열사들은 PEF 운용사에서 조달한 자금이 12조원을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큰 자금을 조달한 기업은 SK그룹으로, SK E&S가 2021년과 2022년에 KKR로부터 도시가스 자회사에 대해 총 3조135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투자받았다. 이 RCPS는 발행 후 5년이 지나면 SK E&S가 상환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또한, SK에코플랜트는 2022년에 프리IPO 단계에서 1조원을 조달했으며, SK팜테코도 최근 6000억원대의 투자를 받았다.

카카오그룹도 PEF 운용사에서 유치한 자금이 3조원이 넘는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인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와 싱가포르투자청(GIC)으로부터 각각 1조2000억원과 3350억원을 투자받았다. 이 외에도 카카오모빌리티는 9200억원, 카카오재팬 6000억원, 카카오VX는 1440억원을 조달했다.

하지만 이번 상법 개정은 자회사 중복상장의 경우 모회사 기업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금기시되고 있다. 이사들의 주주충실 의무가 강화되면서, 법적 동의 요건이 없더라도 모회사 이사회에서 자회사 중복상장을 반대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 이러한 변화는 대주주나 그룹의 유동성에 여력이 없는 경우, 새로운 재무적 투자자를 유치하거나 총수익스왑(TRS) 같은 고비용 구조를 활용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김서하 보스턴컨설팅그룹(BCG) 파트너는 “자회사 상장이 어려워진 현재, 기업들은 자금조달 기회를 놓칠 위험이 크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대기업들은 상장 전제로 조 단위의 투자유치를 설정했는데, 상법 개정으로 인해 그 기대가 무너짐에 따라 핵심 역량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과 비용을 빼앗기는 형국이다.

결국, 대기업들은 과거의 자산 관리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자금 조달 전략을 모색해야 할 시점에 다다랐다. 이로 인해 기업들의 재무적인 부담이 다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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