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실시된 설문 조사에 따르면 국내 주요 50개 대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중 67.3%가 내년 기업 자금 사정이 올해보다 더 나빠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참여한 대기업 CFO들은 글로벌 경기 둔화와 내수 부진, 그리고 정치적인 불안정성으로 인해 내년 자금 조달 시장의 불확실성이 더욱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했다.
대기업 CFO들은 자금 사정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경기를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했으며, 무려 97.2%가 경기 침체를 이유로 꼽았다. 그 외에도 회사채 시장의 약세와 기업공개(IPO)와 같은 발행시장 환경의 악화 가능성이 각각 22.2%의 비율로 자금난을 초래할 요인으로 지적되었다.
내년 기업의 자금 운영에서 가장 커다란 위협 요소로는 경기 부진이 87.8%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고, 이에 비해 환율, 고금리, 물가 상승의 위협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특히 한 식품·유통 대기업 CFO는 원재료 수입에 따른 환율 변동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정치적 불안정으로 금융시장이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 더욱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 기업들은 자금 운용 계획에 대한 전반적인 재조정을 고려하고 있으며, 비용 절감과 디레버리징이 가장 우선시되는 사항으로 부각되었다. 설문 응답자 중 46.9%는 비용 절감을, 40.8%는 빚 줄이기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기업들이 자금 사정을 더욱 빈약하게 느끼고 있다는 반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기업 CFO들은 허리띠를 졸라매더라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기회를 선도하려는 노력은 고무적인 신호로 평가된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앞으로의 경제 상황을 진단하는 데 유용한 데이터를 제공하며, 대기업들이 직면한 자금 조달의 난관을 명확하게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