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반도체 산업을 미국에 양보한 이유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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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이 최근 미국과 체결한 관세 합의는 사실상 대만의 전적인 양보를 의미하며, 이에 따라 대만은 5000억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부담을 지게 되었다. 이는 대만의 국내총생산(GDP)의 약 60%에 달하는 규모로, 대만 정부는 이번 합의를 ‘윈윈’ 전략으로 포장하고 있으나 실상은 미국의 요구에 굴복한 것으로 보인다.

대만의 정리쥔 부원장은 이번 합의를 통해 대만이 미국 내에서의 투자 확대를 도모한다고 주장하지만, 미국이 구체적인 투자 보장이나 약속을 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합의에 따라 대만산 제품에 대한 관세는 기존 20%에서 15%로 인하되며, 일부 특정 품목에 대해서는 무관세가 적용된다. 하지만 대신 대만 기업들은 미국 내 반도체, 에너지, 인공지능(AI) 분야에 총 25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필수 조건이 붙었다. 이 중에는 TSMC가 이미 약속한 1000억 달러의 투자가 포함된다.

TSMC는 미국에서 최소 6개의 반도체 생산 시설과 대규모 R&D 센터를 신설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대만 정부는 이러한 추가 투자를 지원하기 위해 최소 2500억 달러 규모의 신용보증을 약속했다. 그렇게 되면 대만은 결국 총 5000억 달러라는 막대한 금액을 미국에 투자하게 되는 셈이다. 이는 단순한 정치 선언이 아니라 실질적인 경제적 부담으로, 다른 국가와 비교했을 때 대만의 투자 부담이 현저히 과중하다는 지적이 있다.

대만의 야당인 국민당은 이러한 투자 약속이 실질적으로 대만의 반도체 제조 산업의 절반을 미국으로 이전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실제로 대만 반도체 산업의 약 40~50%가 미국으로 이전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이러한 결정이 대만의 미래 산업 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일본과 한국이 각각 12%, 18%에 달하는 GDP 대비 투자 비율을 갖고 있는 반면, 대만은 60%에 가까운 비율로 미 대외 투자를 해야 할 상황이다. 이는 대만 정부가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 있어 지나치게 일방적인 조건을 수용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국민당의 우종셴 위원은 이러한 실태에 대한 객관적인 공개와 분명한 해명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번 합의가 대만의 첨단 기술 산업의 미국으로의 탈귀속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대만 정부는 미국과의 관계 강화가 국가 안보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란 주장을 제기하고 있지만, 반도체 산업이라는 핵심 산업의 절반을 미국에 맡기는 것이 과연 무엇을 지키기 위한 선택인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다. 결국 대만은 미래의 성장 가능성을 포기하는 대신, 단기적인 정치적 압박에 굴복한 것이라는 비판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국이 대만의 주요 산업 기반을 최대한 옮겨놓고, 이후 중국이 대만을 회복하는 경우에도 대만의 산업과 부가가치는 미국에서 빠져나간 상태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취지에서 대만은 미국과의 더욱 가까운 협력을 선택할 것이란 예측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그로 인해 대만의 경제적 주권이 심각하게 손상될 것이라는 우려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결국 대만 정부는 ‘고맙습니다, 미국’이라는 말을 하게 될 처지에 놓인 상황이다. 대만의 반도체 산업을 포함한 첨단 기술 산업의 미래는 이제 미국의 손에 달린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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